귀여운 외모·몸매만 기대하셨나요, 농익은 연기가 더 매력적

후궁-제왕의 첩, 배우 조여정 인터뷰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12-06-07 18:42:41
  •  |   본지 35면
   
사진=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노출은 연기의 한 부분일 뿐
- 감독·좋은 시나리오·동료들
- 망설임 없이 한 번에 출연 결정
- 개봉 후 완성도 높다 입소문

요즘 가장 '핫'한 배우가 조여정이다. 영화 '방자전'에 이어 '후궁-제왕의 첩'(이하 후궁)에서 뜨거운 노출 연기로 뭇 남성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노출에 못지않게 강한 반전 연기로 스크린을 '핫'하게 만들었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여정은 그런 분위기는 전혀 모른다는 듯 되물었다.

"정말 그래요? 늘 보는 분들만 만나니까 그런 걸 못 느껴요."

'후궁'은 의도하지 않게 입궁해 왕의 첩이 된 화연(조여정)과 그를 사랑하는 성원대군(김동욱) 그리고 화연을 좋아한 죄로 거세당하고 내시가 된 권유(김민준)의 사랑과 욕망을 다룬다. 궁중의 애욕을 세련된 에로티시즘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개봉 전부터 강한 러브 신이 화제가 됐다.

연이은 노출 연기 탓에 그도 출연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지만, 대답은 의외다.

"굉장히 짧고 굵게 결정했다. 너무 좋은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좋은 감독님과 스태프, 배우들이 있는데 내가 뜸들일 이유가 없었다."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와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누' 등을 연출한 김대승 감독의 신뢰감이 '후궁'을 택하게 했다는 것이다.

"노출도 연기의 한 부분이다. 내가 화연을 어떻게 연기하느냐가 숙제였다."

   
영화 '후궁-제왕의 첩' 속 조여정.
지고지순한 사랑을 가진 듯하지만 과거에 대한 응어리와 권력욕을 지닌 화연을 연기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김 감독님이 촬영 들어가기 훨씬 전에 편지 한 통과 라흐마니노프 음반을 전해줬다. 화연이 어떤 여성인지, 왜 자신을 얼음처럼 얼렸는지 등을 설명한 편지였다. 그것이 화연의 캐릭터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을 묻자 충격의 엔딩 신을 꼽았다. 감춰진 화연의 속내가 드러나는 장면이다. 반전이 있는 성원대군과의 정사 신이다.

"4일간 촬영하면서 동욱이랑 고민을 많이 했다. 이 결말을 위해 달려온 거고, 관객은 화연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야 결말이 더욱 충격적이기 때문에 중요했다."

조여정은 '후궁'을 촬영하면서 두 가지 소중한 경험을 했다. 그 첫째는 연기의 맛을 새삼 느낀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오열하는 장면이 있었다. 북한강 물안개를 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확 몰입해 한 번에 오케이를 받았다. '이런 순간을 만나고 싶어 영화를 하고 싶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는 동료 배우와의 호흡이다.

"민준 오빠와 동욱이를 '후궁'처럼 연기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영화에서 만났다는 게 감사하다. 우린 서로 끊임없이 이야기했고, 네 신 내 신 없이 함께 걱정했다. 이런 호흡이 최고였던 것 같다. 영화 자체가 공동작업이고, 얼마만큼 잘 어울렸느냐가 결과물로 나타나니 말이다."

우리 나이로 서른두 살인 조여정은 대표적인 동안 배우다. 동안 덕분에 마냥 밝고 어린 듯한 느낌이었던 그는 '후궁'의 화연 역으로 연기의 폭을 넓혔다.

"'후궁'을 통해 저의 다른 가능성도 봐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이 작품을 했다.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

개봉 전 '후궁'은 그의 노출에 관한 관심이 높았다면 지난 6일 개봉 후부터는 완성도 높은 궁중 드라마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수위 높은 노출이건 완성도 높은 드라마건 조여정의 매력적인 연기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