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좋은 마산 옛 삼광청주 공장을 살리자"

86년 역사 마산양조업 산실…40여 억에 매각돼 철거위기

  •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  |   입력 : 2011-08-12 21:41:39
  •  |   본지 9면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장군동 옛 삼광청주 공장건물. 빌라 건립을 위해 철거 위기에 처한 이 건물은 일제 때 건축양식을 간직하고 있어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중앙동으뜸마을 추진위 제공
- 3000㎡ 규모, 공장·관리동…문화재 가치 높아 보존 여론
- 주민 1000명 모금운동 시작

경남 마산양조산업의 산실이자 86년의 역사를 가진 옛 삼광청주 공장건물이 최근 매각돼 철거될 위기에 놓이자 지역 주민들이 보존 운동에 나섰다.

12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앙동으뜸마을추진위원회에 따르면 1925년에 지어진 창원시 마산합포구 장군동 3가 옛 삼광청주 공장건물이 최근 빌라건축업자에게 40여억 원에 매각돼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건축업자는 조만간 공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빌라촌을 건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옛 삼광청주 공장부지는 3000㎡에 달하며 2층 공장동 관리동 등이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시대 지시마엔사의 청주 주조 공장으로 사용돼 온 이 공장은 해방 후 삼광청주 공장으로 이름을 바꿨고 1973년 정부의 군소주류공장 폐지방침에 따라 문을 닫으면서 술을 빚던 내부시설물이 뜯겼지만 외형은 일제시대 건축양식 온전하게 보존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1차로 인근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건물매입 모금운동에 착수했으며 호응이 좋으면 100만 통합시민 전체로 모금운동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주민들은 이 건물을 매입해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으로 지정을 추진하는 한편 마산의 상징인 양조역사박물관 등으로 활용해 관광상품화한다는 생각이다. 창원시도 청주공장 지키기 여론이 확대되자 이날 오후 조광일 마산합포구청장 등을 현장에 보내 실태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주변 상황은 녹록하지 않은 실정이다. 우선 40억 원에 달하는 매입비 마련이 쉽지 않은데다 건물을 매입한 건축업자는 이달말 잔금을 치른 뒤 빌라 건립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문화재전문가들이 최근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겉모습은 보전가치가 있지만 공장기계시설 등은 철거돼 등록문화재 지정이 쉽지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춘파(67) 중앙동으뜸마을추진위원장은 "이 건물은 근대도시 마산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반드시 보존돼야 한다"며 "전체 부지 중 보존가치가 높은 공장동 등을 사들여 매입비를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허정도 (창원대 건축학과) 초빙교수는 "현재 근대 산업 유산을 재생해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은 세계적 화두"라며 "삼광청주 공장은 다행스럽게도 일제 때 건물외관이 남아있어 박물관 등으로 활용할 경우 국내 대표적 역사유산이 될 수 있어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헐리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제시대 마산은 '물이 좋다'는 소문과 함께 많은 청주공장이 들어서 전국 최대 청주 생산도시로 명성을 떨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