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혈당 다양한 합병증 유발
- 2형 당뇨, 과음·비만 등이 원인
- 완치 방법 대사비만수술 유일

- 췌장 인슐린 분비능력 떨어지면
- 운동·식이요법 해도 당뇨 걸려
- 많은 믹스커피 섭취 좋지 않아

당뇨병은 이제 국민병이라 할 만큼 흔하다. 성인 30세 이상 유병률은 1971년 1.5%에서 2017년 12.4%로 46년 만에 무려 7배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당뇨병 전 단계의 잠재적 환자 수가 당뇨 환자의 2배로 추산된다는 점. 더 큰 문제는 당뇨병 전 단계인 사람 대부분이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 ‘닥터 DJ’에서 당뇨병을 설명하는 고신대 복음병원 김부경 내분비내과 교수. 김민훈 기자

당뇨병이 무서운 건 높은 혈당이 혈관을 병들게 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양한 합병증을 부르기 때문이다. 실제 실명 원인 1위, 교통사고를 제외한 족부 절단 1위, 만성 신부전 원인 1위라는 통계가 잘 보여준다. 한국인 사망 원인 2, 3위인 뇌혈관과 심혈관 질환의 70%가 당뇨 합병증이다.

고신대 복음병원 내분비내과 김부경 교수에게 알기 쉬운 당뇨병을 Q&A 형식으로 알아본다.

■당뇨병은 어떤 병인가

고신대 복음병원 김부경 내분비내과 교수가 당뇨병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음식물은 소화과정을 거쳐 흡수되기 좋은 포도당으로 변해 우리 몸의 에너지원이 된다. 이 포도당이 제대로 이용되려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의 도움이 필요하다. 건강한 사람은 별 문제가 없지만 인슐린 결핍이나 저항성 때문에 포도당이 사용되지 못하면 몸 안에 포도당 수치(혈당)가 높아진다. 더 심해지면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증상이 악화한다. 이게 당뇨다. 당뇨 1형은 선천적으로 몸에서 인슐인을 생산하지 못하며, 2형은 과식 과음 비만 스트레스 등으로 생기는 성인당뇨를 말한다.

■혈당이 올라가면 왜 나쁜가

-혈당이 높으면 그 자체가 여러 가지 염증성 물질을 증가시켜 혈관벽을 손상하고, 혈관벽에 찌꺼기가 쌓이게 한다. 높은 혈당은 여러 가지 감염의 위험을 높인다. 그래서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 상처가 나면 잘 낫지 않고, 그 자리에 세균이 침입하여 감염을 일으킨다.

■평생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살아온 60대가 혈당이 230mg/dl까지 올랐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능력이 50% 이하로 감소할 때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람에 따라 췌장세포의 총량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당뇨병이 올 수도 있다. 평생 건강한 삶을 살아도 췌장 능력이 다소 떨어지면 운동·식습관과 상관없이 당뇨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한국인이 외국인에 비해 췌장 크기가 작아 당뇨에 취약하다는 말도 있던데-일본의 부검 결과 데이터에 따르면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췌장이 작다. 서양인은 체중이 늘면 췌장 크기가 증가한다. 반면 동양인은 체중 증가에 따른 췌장 크기의 변화가 없다. 따라서 동양인은 조금만 살이 쪄도 당뇨병의 위험이 서양인보다 크게 된다.

■커피가 혈당이 오르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커피와 당뇨의 연관성을 연구한 논문이 많다. 커피 소비량이 많으면 당뇨병 발병이 준다는 결론이 대부분이다. 재밌는 점은 한국에선 이 상관관계가 반대다. 믹스커피를 조사 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하루 한 잔 블랙커피, 아메리카노는 당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당뇨 등 성인병을 달고 사는 뚱뚱한 여성이 비만수술을 하면 당뇨병이 낫는다고 들었다

-2형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대사비만수술이다. 이 수술을 하면 살이 빠지니까 당연히 당뇨병이 없어지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살이 빠지기 전에 당뇨병부터 좋아진다는 것이다. 수술로 우리 몸의 해부학적 구조를 바꿨기 때문에 호르몬 변화, 즉 인슐린 분비기능을 호전시키고, 시간이 지나면서 체중 감소에 따른 인슐린 저항성까지 개선돼 당뇨병이 호전된다.

■대사비만수술만 하면 무조건 완치가 되는 건가

-그렇지 않다. 당뇨병을 가진 기간이 짧을수록 완치 가능성이 크다. 당뇨병은 췌장의 기능이 50% 남았을 때부터 혈당의 상승이 보이기 시작해 이후 췌장의 기능은 점점 떨어진다. 따라서 당뇨병이 오래될수록,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을수록 췌장 기능은 더 적게 남았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대사비만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오래 관찰한 스웨덴의 유명한 연구가 있다. 이에 따르면 당뇨병 진단이 1년 이내면 수술 2년 후 당뇨병 완화가 96%까지 나왔지만 26년 이상이면 10%밖에 되지 않았다.

■약도 먹고 식이조절도 하는데 혈당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얼마 전부터 발의 감각도 둔해진 거 같다. 주변에선 당뇨발의 전조라고 한다

-동맥경화도와 탄성도를 보는 검사나 신경전도 검사를 하면 알 수 있다. 증상을 체크하는 간단한 설문지를 통해 평가할 수 있다. 하지의 큰 동맥이 막히는 증상이 나타나면 혈관 조영CT를 찍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김부경 교수는 “당뇨병은 의료진과 함께 평생 관리를 해야 환자가 합병증을 줄이며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흥곤 선임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