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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오션월드<13>남극의 주인공 황제펭귄

권영미 기자 letitbe@kookje.co.kr | 2021.08.21 11:28
지구상에는 18종의 펭귄이 있고, 이 중 일곱 종이 남극권(남위 60도보다 고위도 지역)에서 발견된다. 그런데 이 중 황제펭귄을 제외한 나머지 여섯 종은 계절에 따라 남극 대륙을 오가는 철새다.
로열패밀리-황제펭귄 서식지인 케이프 워싱턴 일출을 배경으로 우뚝 선 황제펭귄 가족의 모습이다. 수천 마리 무리 중 가장 늠름하게 느껴져 필자가 로열패밀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과거 영웅의 시대 남극으로 향했던 탐험가들은 남극권에서 만난 펭귄에게 각각 아델리, 젠투, 췬스트랩, 록호퍼, 마카로니, 임금, 황제라는 이름을 붙였다. 모든 이름이 그러하지만 이들 이름의 유래에도 각각의 사연이 있다.

남극대륙에서 가장 개체 수가 많은 아델리펭귄의 이름은 프랑스 탐험가 뒤몽 뒤르빌이 명명했다. 그는 귀엽게 생긴 펭귄을 보고 자기 아내 아델리가 생각났다고 한다. 혹자는 뒤르빌이 아델리펭귄의 까칠한 성격에 아내가 떠 올랐을 거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젠투펭귄의 젠투는 이교도를 뜻하는 포르투갈어에서 따왔다. 이들 머리에 있는 흰 깃털이 인도 시크교도의 터번을 닮았다고 이를 이교도로 본 것은 지극히 유럽인의 관점이었다. 췬스트랩펭귄은 턱에 있는 흰 무늬가 끈처럼 보여 턱(chins)과 끈(trap)을 조합해 만들어졌다. 우리말로 턱끈펭귄이라 부른다. 록호퍼 펭귄은 바위를 잘 뛰어다니는 특성에서 따 와 바위뛰기펭귄이라고도 부른다. 마카로니 펭귄은 머리에 있는 노란 털이 마치 장식을 한 것처럼 보여서인지 유럽의 멋쟁이 남자를 뜻하는 마카로니라는 이름이 붙었다.

남극권 펭귄-왼쪽부터 아델리펭귄, 젠투펭귄, 췬스트랩펭귄, 마카로니펭귄, 록호퍼펭귄.
이 중 흥미로운 것은 임금펭귄과 황제펭귄. 탐험가들은 남극 대륙 가장자리에서 만난 덩치가 큰 펭귄에 임금펭귄이라 는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60여 년이 지난 후 대륙 깊숙한 곳에서 앞서 만난 임금펭귄보다 덩치가 더 크고 힘도 센 펭귄을 만났다. 이미 임금이란 이름을 써버린 뒤라 이 펭귄에게는 임금보다 한 단계 더 높은 황제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

황제펭귄은 그 이름 값을 한다. 다른 펭귄은 겨울이 오기 전 따뜻한 북쪽 바다로 옮겨가 겨울을 나지만 이들만은 영하 50도 이하로 떨어지는 혹독한 남극의 겨울을 이겨낼 뿐 아니라 번식까지 한다.
임금펭귄과 황제펭귄-임금펭귄(왼쪽)과 황제펭귄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육안으로 구별이 가능하다. 우선 임금펭귄은 키가 90㎝에 몸무게는 11~16㎏ 사이인데, 황제펭귄은 키가 최대 122㎝이며 몸무게는 22~45㎏로 덩치가 크다. 임금펭귄의 등 무늬가 목을 감싸 마치 망토를 두른 모습 같다면, 황제펭귄은 연회복을 입은 듯한 느낌이 든다. 가장 큰 차이는 번식지역이다. 임금펭귄 거주지역인 아남극권이라면 황제펭귄의 거주 지역은 남극대륙 깊숙한 곳으로바다에서 생활하고 해빙 위에서 번식하기 때문에 발에 흙을 묻히지 않고 살아간다.



필자가 황제펭귄을 만난 것은 남극 동남단의 북빅토리아랜드에 위치한 케이프워싱턴에서였다. 오전 8시께 도착해 밤늦게까지 케이프워싱턴에 머물며 이들의 하루 생활을 지켜봤었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따뜻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세 차례 남극을 탐사했던 기억 중 가장 소중한 경험이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남극의 평화-황제펭귄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 모습에 남극의 평화가 느껴진다.


펭귄 유치원-펭귄들은 공동생활을 한다. 어미들이 먹이를 구하기 위해 바다로 떠날 때 새끼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순번을 정해 어미 한두 마리가 새끼 무리를 지킨다. 이는 남극에는 새끼를 노리는 도둑갈매기라 불리는 맹금류 스큐아의 공격을 막기 위함이다.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 펭귄 유치원이라는 친숙한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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