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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형 오페라하우스 만들자 <6> 풀어야 할 과제는

운영주체는 누가 맡나? 시즌단원 확보 대책은 있나?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2022.09.27 19:45
- 개관 2년 남았는데 운영주체 못 정해
- 문화계 인사 이해 관계 탓 목소리도
- 전문가 “아티스트 초청 등 준비해야”
- 市, 특성화 용역 마무리 뒤 결정키로

- 양질 콘텐츠와 인력 수급 문제도 관건
- 올해 오케스트라·합창 시즌 단원 미달
- 낮은 보수와 얕은 인재풀 극복 필요성
- 지역 청소년 등 새 관객층 육성도 절실

부산 북항의 랜드마크이자 지역 예술생태계의 선순환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되는 메가 프로젝트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오는 2024년 개관한다.
지난달 26일 금정문화회관에서 열린 ‘2022 부산오페라시즌’의 개막작 콘서트오페라 ‘가면무도회’의 공연 모습. 금정문화회관 제공
국제신문은 지난 7월 13일부터 지역의 문화·자연·예술을 담아낼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하자는 취지의 기획시리즈 ‘부산형 오페라하우스 만들자’를 5회에 걸쳐 연재했다. 개관을 2년 앞둔 지금이 부산만의 정체성과 색깔을 지닌 ‘부산형 오페라하우스’의 안착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행동해야 하는 ‘골든 타임’이기 때문이다. 그간 제기된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준비와 관련한 과제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정리했다.

■市, 서둘러 운영 주체 결정을

지난달 9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2022 부산오페라시즌’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오페라시즌 참여 기관장, 연출가 등이 참석해 공연작 소개와 하이라이트 부분 쇼케이스 공연을 선보였다. 부산시 제공
지역 문화계에서는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개관이 불과 2년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운영 주체 선정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한 부산연구원의 ‘공연장별 특성화 운영 방안 연구’ 용역 결과도 지연되고 있다. 부산연구원은 다음 달 공론화 과정을 거쳐 용역을 마무리한 뒤 결과를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이후 부산시는 부산오페라하우스 운영주체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운영 방안에 따른 문화계 인사들의 이해 관계가 서로 엇갈려 결정이 쉽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시의 빠른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앞서 지난 4월 부산시오페라단연합회 주최로 열린 ‘부산오페라의 현재와 미래’ 포럼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됐다. 당시 토론자로 참석한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운영 주체가 아직 결정이 안 됐다니 당황스럽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하면 세계 아티스트를 초청하는 문제도 만만치 않을 텐데 조기에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대표 역시 “일본 도쿄 신국립극장은 개관 4년 전에 예술감독을 임명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면서 “극장 건물을 짓고 나서 사람을 뽑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후 5개월이 흐른 현재까지 여전히 운영 주체는 미정 상태다. 이제는 오페라하우스 개관 준비뿐만 아니라 2025년부터 개최 예정인 오페라 축제의 밑그림도 함께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이의주 오페라연출가는 “결국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제대로 된 비전과 추진력을 갖춘 전문가를 영입해 부산오페라하우스 운영을 맡겨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즌단원 안착 과제로

제작 극장을 지향하는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성공적인 운영은 콘텐츠와 인력 확보에 달려 있다. 시는 2016년부터 매년 ‘부산오페라위크(WEEK)’라는 이름으로 오페라 제작 시범사업을 개최해오고 있다.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성공적인 건립 기원과 지역 오페라를 육성 및 오페라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올해부터는 명칭을 부산오페라위크에서 ‘부산오페라시즌’으로 바꿨다. 개막작인 금정문화회관의 콘서트오페라 ‘가면무도회’(8월 26일)를 시작으로 부산문화회관의 전막 오페라 ‘라보엠’(10월 1~2일), 영화의전당의 콘서트오페라 ‘라 트라비아타’(10월 29일) 공연이 예정돼 있다. 부산시와 (재)부산문화회관, (재)영화의전당, 금정문화회관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공공극장마다 직접 공연을 기획·제작하는 방식이다.

명칭 변경 이외에 가장 큰 변화는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시즌 단원 공개 모집이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단원을 시즌제로 모집해 제작극장과 전문예술인의 육성 기반을 다지기 위한 취지다.

올해 시가 처음 시도한 시즌단원 공개 모집은 1차 인원 미달로 지역제한 요건까지 완화해 추가 모집에 나섰다. 하지만 결국 미달 사태로 끝났다. 최종 모집 결과, 예정 인원(총 60명)의 절반 수준을 웃도는 37명을 선발했다. 미달 사태를 초래한 원인으로 낮은 보수와 얕은 지역오페라 관련 인재풀 등이 지목됐다. 공연을 앞두고 부족한 인원은 부산시립교향악단 단원 등 전문 연주자를 긴급 투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시즌단원 미달 사태는 향후 부산오페라하우스 운영 방향에 고민거리를 남겼다. 시는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이후에도 시즌단원제를 운영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합창단 오케스트라 무용단으로 구성된 130명 규모를 목표로 한다. 결국 우수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급여 수준이나 근무 조건 등 합당한 처우가 뒷받침돼야 한다.

김기환 부산시 문화체육국장은 “내년에는 시즌 단원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고,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조기에 단원 모집에 나설 계획”이라며 “오케스트라와 합창단뿐만 아니라 무용 분야까지 모집하고, 마스터클래스와 연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규 관객층 개발·예술인 육성 강화

부산지역 오페라 관객층의 수요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규 관객 개발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 유수의 오페라극장과 오페라 축제 등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김수정 홍보마케팅팀장은 “오페라는 흔히 경험재라고 하는데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운영하는 어린이 오페라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어린이들이 성인이 된 후 오페라를 관람하러 온다. 오페라가 대구시민의 문화적 자산으로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용숙 공연예술학자는 “오페라 관객을 늘리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에 걸친 예술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며 “올해 열린 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에서 공연한 어린이 오페라 ‘요리사 랄프의 꿈’의 성공은 국내에서도 수준 높은 어린이 오페라 공연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지역예술인 육성 프로그램의 강화도 필수적이다. 지역대학의 예술학과 폐과와 입학정원 감소 등으로 예술인력 유출은 가속화됐다. 부산오페라하우스와 2025년 개관 예정인 부산국제아트센터 운영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려면 지속 가능한 공연예술 생태계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시는 오페라 제작 인력 양성, 산학 연계 무대 인력 양성, 솔리스트 육성 등 내용을 담은 공연예술 인재 육성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창근 부산대 예술대학장은 “단순히 국내·외 오페라하우스 운영 사례의 벤치마킹이 아닌 부산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 오페라는 종합예술인 만큼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지역예술 부흥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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