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4일(현지시간) 자국 영공에 진입한 중국 정찰풍선을 해상에서 격추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 북부사령부 소속 전투기가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영공에서 중국이 보내고 소유한 고고도 정찰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정찰 풍선이 몬태나주 빌링스 상공에 떠 있는 모습. 미 국방부는 사진 속 풍선이 정찰용인지 확인하지 않았다. AP=연합뉴스

이날 격추는 미국이 지난달 28일 풍선을 처음 포착한지 일주일 만이다. 버스 3대 정도의 크기로 알려진 풍선은 그 잔해가 최소 7마일 반경에 떨어질 수 있어 바다로 충분히 이동할 때까지 기다렸다고 미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지상에 있는 미국 국민이 풍선 파편에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할 첫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군 당국에 풍선을 안전하게 격추하는 게 가능해지는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작전을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풍선이 격추된 후 메릴랜드주 해거스타운에서 기자들에게 “지난 수요일 브리핑 받을 때 최대한 빨리 격추하라고 지시했다”며 “작전을 성공한 조종사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풍선 잔해와 정찰용 장비 등 정보 가치가 있는 모든 물체를 최대한 수거할 계획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풍선이 정찰용이라는 미국 발표에 대해 기상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비행선이 통제력을 상실해 미국 영공에 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위당국자는 중국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풍선이 미국의 민감한 군사시설이 위치한 지역을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의 다른 풍선이 최근 중남미에서 발견됐고 지난 몇년 사이 아시아와 유럽 등 5개 대륙에서 포착됐다며 중국이 정찰용 풍선 선단을 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풍선이 알래스카 서쪽 끝에 있는 알류샨 열도에 진입했으며, 이후 풍선은 30일 캐나다 영공으로 갔다가 31일 다시 미국 북부 아이다호주로 넘어왔다. 미 정부는 이달 1일 풍선이 대탄도미사일(ICBM) 격납고가 있는 몬태나주 상공에 도달했을 때 격추 방안을 검토했으나 풍선 잔해에 따른 피해를 우려해 계획을 접었다.

미 국방부는 이번 작전이 합법적이며 바이든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이 항상 미국인의 안전과 안보를 우선하고 중국의 주권 침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전을 도와준 캐나다 정부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