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노포동의 작은 암자 혜일암은 최근 달걀 6000개를 준비했습니다. 20년 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던 무료 밥상을 중단한 게 마음 아팠거든요. 청룡노포동은 인구의 28%(2720명)가 65세 이상 노인. 혜일암이 일주일에 두 번 정성껏 밥상을 차릴 때마다 600명 이상이 찾았습니다. 한 끼가 아쉬운 분들은 물론 홀로 끼니를 때우고 싶지 않은 어르신들까지. 우신 스님은 “코로나19 여파로 무료 급식을 1년 넘게 중단해 너무 서운했다. 어르신들이 잘 드시던 달걀 반찬 대신 달걀을 마련해 나누려 한다. 어서 건강한 얼굴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습니다.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에 불심을 생각합니다. 자연은 고승대덕의 설법처럼 청정법신(淸淨法身)을 펼쳐내건만 인간 세상은 치유해야 할 아픔이 너무 많습니다. 경기도 평택항에서 숨진 23세 청년 고(故) 이선호는 “모든 죽음은 평등하지 않다”고 외치는 듯 합니다. 달력에 빨간 색이 칠해진 오늘도 비정규직과 플랫폼 노동자만 일터로 내몰린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무쇠 부처는 용광로를 건너가지 못하고/나무 부처는 불을 건너가지 못하며/진흙 부처는 물을 건너가지 못한다.” 선불교 문헌 중 하나인 ‘벽암록(碧巖錄)’에 실린 96번째 공안(公案·깨달은 자의 선문답)입니다. 진짜 부처는 내 안에 앉아 있다는 의미. 오늘 하루라도 우리 모두 부처가 돼 마음에 등불 하나 밝히는 건 어떨까요. 불평등, 차별, 죽임의 문명을 몰아내고 자비를 퍼트리는 등불. 이노성 국제신문 디지털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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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오신날을 하루 앞둔 18일 금정구 범어사에서 신도가 연등을 달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