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항명과 검찰개혁 사이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입력 : 2021-03-04 20:54:48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사의를 표명하고있다. 제공=연합뉴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4일 사퇴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3년 국정감사장에서 한 말입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던 지난해에는 더 강한 표현을 쏟아냈습니다.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사퇴 하루 전 대구를 찾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다. (국회의 중대범죄수사청) 입법은 검찰 해체”라는 어록도 남겼지요.

윤 총장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나뉩니다. 그를 ‘검찰주의자’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윤석열의 철학은 진보나 보수가 아니라 오직 검찰 이익이다” “막강한 권한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엘리트 조직의 수장일 뿐”이라는 겁니다. 반면 윤 총장은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 과정에서 “나는 검찰주의자가 아니라 헌법주의자”라고 반박한 적이 있습니다.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헌법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면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저격’했습니다.

여권에서는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공약인 ‘검찰 개혁’을 추진하자 어깃장을 놓는 것은 국민에 대한 항명”이라고 비판합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수사·기소 분리를 통해 권력 남용을 통제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과제다. 윤 총장도 인사청문회에서 동의했다”고 주장했지요.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윤석열 지키기는 민주와 법치 수호를 위한 정당한 투쟁”이라고 방어벽을 쳤습니다. 윤 전 총장도 검찰 내부망에 “(사퇴는) 검찰의 권한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의와 상식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적었습니다.

윤 총장에 대한 평가는 투표를 통해 내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치에 뛰어든다면 유권자가 평가 하겠지요. 그가 지난 2일 검찰총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론전을 펼친 것이나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행을 택한 것도 정계 진출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뭐라노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보세요. 윤석열은 검찰주의자입니까, 아니면 국가를 위해 고언을 하다 내쫓긴 순교자입니까. 이노성 국제신문 디지털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