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심 읽기’가 치열합니다.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가 10개 넘습니다. 여론조사로 당락을 100%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방송사의 출구조사마저 망신을 당하는 판이니까요. “여론조사는 국민적 오락”이라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념 갈등과 확증 편향이 심한 정치지형상 여론조사가 민심을 읽기는커녕 흥미만 자극한다는 겁니다. 비슷한 시기에 여론조사를 해도 결과가 천차만별인 경우도 있습니다. 묻는 방법(대면면접·전화면접·ARS)이나 표본·응답률이 다른 탓입니다.
그럼에도 여론조사보다 민심을 잘 읽을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습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한 칼럼에서 “여론이라는 개념을 버리고 민주주의를 생각할 수 없는 것처럼 ‘여론조사’라는 도구를 버리는 순간 여론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도구는 몇 년만에 돌아오는 선거로 한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박 교수는 ▷좋은 여론조사를 위해서는 비용이 든다 ▷여론조사 원자료를 공개함으로써 재검증 받아야 한다 ▷여론조사는 민주주의를 위한 공공재인 만큼 유권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제언합니다.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서는 여론조사가 사치일 정도로 정국이 시계제로입니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는 시위대가 선거·민주주의·자유를 상징하는 ‘세손가락’ 경례로 군정에 저항 중입니다. 우리에게 여론조사가 민심의 추세를 읽는 도구라면 미얀마에서는 냄비입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젊은이들은 경찰이 쿠데타에 반대하는 인사를 체포하려 하면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려 내쫓습니다.
세계의 30% 이상이 아직 전기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것처럼 이념·내전·종교나 특수한 정치상황 때문에 민주적 선거제를 확립하지 못한 국가가 아직 상당수입니다. 우리나라도 12·12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전두환이 1980년 통일주체국민회 대의원 투표로 대통령에 선출된 적이 있었지요. 어제(14일) 부산역 광장에선 미얀마의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연대 집회가 열렸습니다. 하루 빨리 미얀마에 자유와 민주의 빛이 회복되길 기원합니다. 이노성 국제신문 디지털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