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선진국이 백신을 독점한다면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입력 : 2021-01-25 21:38:29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의 로고 앞에 놓인 코로나19 백신과 주사기. 제공=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이 설 명절을 앞두고 국내에 반입됩니다. 현재 정부가 확보한 백신은 7600만 명분(계약 예정분 포함)입니다. 국제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와 계약한 1000만 명분 가운데 5만 명분이 설 연휴 이전에 들어옵니다. 최우선 접종대상은 감염병 전담병원 의료진과 노인입니다. 국내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는 노인은 약 56만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2∼3월 100만 명분 안팎이 공급될 예정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노인층 접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방역당국이 접종 대상을 고심 중입니다. 정부는 올해 9월까지 전 국민의 70%에 대해 백신 접종을 마쳐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계획입니다.

만약 잘 사는 나라가 백신을 독점하면 어떻게 될까요. 25일 미국 하버드와 메릴랜드대의 연구에 따르면 선진국이 백신을 독점해 접종을 마치면 세계 경제 손실액이 9조 달러(약 9886조5000억 원)를 넘어섭니다. 경제 손실의 절반은 미국·캐나다·영국과 같은 선진국들에 돌아갑니다. 백신 물량을 독점한 선진국도 약 5000조 원의 경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뉴욕타임즈는 “대부분의 무역은 완제품이 아니라 부품 단계에서 이뤄진다. 개발도상국의 경제가 작동하지 않으면 다국적 기업이 어려움을 겪게 돼 상품 판매도 감소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상품무역액 18조달러 중 중간재가 11조달러를 차지했습니다. 후진국에 대한 백신 보급은 단순히 인도적 차원을 넘어 글로벌 경제의 활기를 되찾기 위한 ‘투자’인 셈입니다.

부산시도 방역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합니다. 내달 1일부터 주 40시간 미만 단시간 노동자나 ▷일용직·특수고용 ▷비정규직 요양보호사의 자가격리(진단검사를 받고 결과를 통보받기 전)로 발생하는 소득 피해를 지원합니다. 금액은 1인당 진료비 3만 원과 보상비 20만 원을 포함해 23만 원 입니다. 집단면역이 생길 때까지 이웃들이 경제적 고통을 받지 않도록 정부와 지역공동체가 함께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이노성 국제신문 디지털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