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홍콩영화의 몰락과 마윈의 운명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입력 : 2021-01-06 22:01:24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제공=연합뉴스
1980년대 극장가는 홍콩 배우가 지배했습니다. 성룡·홍금보·주윤발·주성치·왕조현·여명…. 요즘 극장가에선 홍콩영화를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 한국영화가 성장한 탓도 있지만 홍콩영화 수준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분기점은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입니다. 정세가 불확실해지자 투자가 위축되고 유명 배우·감독은 할리우드행을 택합니다. “중국 정부가 영화를 체제선전용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의심도 제기됐습니다. 정치가 입김을 불어넣는 순간 예술은 활력을 잃고 망가집니다.

 최근에는 중국 공산당이 영화뿐 아니라 ‘민간경제’에 대한 간섭을 확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대표적인 예가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인 마윈에 대한 탄압(?)입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마윈이 지배하는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좌초시켰습니다. 알리바바 주가도 폭락하면서 공산당원인 마윈의 재산은 최근 두 달새 120억 달러(약 13조 원)가량 날아갔습니다. 마윈이 두 달 넘게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자 ‘실종설’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마윈이 ‘죄인’으로 전락한 시점은 지난해 10월입니다.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 금융서밋 기조연설에서 그는 보수적인 금융감독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의 왼팔인 왕치산 부주석과 이강 인민은행장 앞에서 말 그대로 ‘의도된 도발’을 한 셈입니다.

 인민은행은 곧 마윈을 불러 공개 질책을 했습니다. 알리바바그룹의 핵심 계열사들은 강력한 규제에 직면했습니다. “공산당 지도부가 마윈을 ‘시진핑 체제의 도전 세력’으로 규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앞으로 마윈은 어떻게 될까요. 중국 정부가 마윈을 강력히 처벌하면 외국자본 유치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을 의심하는 국가도 늘어날 겁니다. ‘재물신’으로 추앙받는 마윈과 중국 정부의 긴장관계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이노성 국제신문 디지털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