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필리핀에 꽃 핀 ‘이태석 정신’ 노정희 간호사를 응원합니다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입력 : 2021-01-06 04:31:42
근대 동양의 선각자 중에는 의사나 간호사가 많습니다. 근대화의 핵심이 목숨을 살리는 의술이라고 판단했던 까닭입니다. 서양 의술을 배워 사람을 치료하다 혁명가로 변신한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서양 의학을 받아들인 서재필(1864~1951)이 대표적입니다. 1884년 갑신정변을 일으켰다가 실패한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워싱턴대에서 세균학을 전공합니다. 의사로 일하다 10년 만에 귀국해 1896년 ‘독립신문’을 창간합니다. 중국의 ‘국부’ 쑨원(1866~1925)이나 중국 근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쉰(1881~1936) 역시 의학도였습니다.

제10회 이태석 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된 간호사 노정희(오른쪽). 연합뉴스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숨진 이태석 신부 역시 나눔과 봉사를 통해 사회를 바꾸려 한 혁명가이자 선각자입니다. (사)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가 5일 제10회 이태석봉사상 수상자로 노정희(55) 간호사를 선정했습니다. 부산 출신 노 간호사는 1992년부터 필리핀 세부섬 다나오에서 무료 진료도 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의사인 남편과 함께 유치원과 초중고를 갖춘 호산나 학교도 운영 중입니다. 배출한 졸업생은 5000여 명에 이릅니다.

 노 간호사는 지난해 코로나19 탓에 재정적 어려움에 처하자 가족이 살던 집을 정리하고 학교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아낀 집세를 교사들의 급여로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진료를 받기 어려운 섬지역과 오지마을을 방문하는 것도 여전히 노 간호사의 몫입니다.

 앞서 남수단 청년 토머스 타반 아콧이 이태석 신부의 모교인 인제대 의대에서 의사의 꿈을 이뤘습니다. 토머스의 꿈은 외과 전문의입니다. 노 간호사의 꿈은 간호대학 설립이라고 합니다. 두 분 모두 반드시 그 꿈을 이뤄 내전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남수단과 필리핀 사람들의 희망이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