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추석 밥상 민심은?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입력 : 2026-09-24 14:09:49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지난 18일 대구 중구 번개시장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가 24일 시작됐습니다. 올해는 27일까지 나흘입니다.

추석이나 설 연휴가 되면 언론에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밥상 민심입니다. 올해도 며칠 전부터 단골손님처럼 ‘추석 밥상 민심’이 언론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추석 밥상에는 어떤 이야기가 오를까요?

먼저 정치가 주요 메뉴입니다. 애초 밥상 민심이란 말 자체가 정치에서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정치는 고전적인 메뉴입니다. 특히 올해는 추석을 앞두고 정치권에 뉴스가 많아 밥상에 오를 재료도 풍부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 대법관 제청 문제를 두고 청와대와 조희대 대법원장의 충돌까지 굵직한 뉴스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여기에 메뉴를 추가하려면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밥상에 오른 정치 메뉴는 심각한 부작용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모처럼 가족이나 친척들이 모여 기분 좋게 식사를 시작했다가 정치 뉴스가 거론되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돌변합니다.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란 단어가 밥상 위를 날아다니면 사태가 심각해집니다. 건전한 토론회 정도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최악의 경우 밥상이 뒤집어지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정치가 금기어로 자리 잡은 집도 적지 않습니다.

정치 다음으로 유력한 메뉴는 주식과 부동산입니다. 부동산은 참으로 답을 찾기 어려운 화두입니다. 부동산을 둘러싼 체감 온도는 지역마다 다릅니다. 서울·수도권이 화상 입을 정도로 뜨겁다면 부산 울산 경남은 덜합니다. 그래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관한 반응도 지역에 따라 확연히 다릅니다.

올해 따끈따끈한 메뉴가 추가됐습니다. ‘삼전닉스’로 대표되는 주식입니다. 지난해 12월 30일 코스피는 4214로 폐장했습니다. 올해 주식시장에 불이 붙어 코스피가 9000을 돌파한 뒤 1만을 눈앞에 두기도 했습니다. 최근 약간 식었지만 한때 두 명 이상 모이면 주식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습니다. 추석 밥상에 ‘주식 투자 성적표’가 주요 메뉴로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산에선 꼭 빠지지 않는 메뉴가 하나 있습니다.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입니다. ‘구도’답게 집집마다 야구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올 시즌 롯데의 부진 원인을 집중적으로 진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단과 함께 신랄한 비판도 빠지지 않겠죠. 심한 경우 극단적인 용어까지 튀어나올 수도 있습니다. 롯데가 밥상에 오르면 정치와 달리 김이 빠져 버립니다.

개인적으론 추석 밥상 민심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최근 트렌드가 급격하게 바뀌면서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는 모습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명절 연휴를 이용해 국내외로 여행을 가는 사람이 많이 늘었습니다. 가족이 모이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추석 밥상 민심이란 단어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