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전현직 대통령들의 부산 방문, 결과가 궁금합니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입력 : 2026-06-02 09:10:23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준비 현황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날 기장시장을 찾아 인사하는 모습. 전민철 김정록 기자
첫 투표는 조금 특수한 곳에서 했습니다. 군복은 입었지만 계급이 없던 시절, 훈련소였습니다. 1990년대였으니 30여 년 전입니다. 첫 투표는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얼룩져 30년 넘게 기억의 창고에서 꺼내지 않았습니다.

첫 경험의 잔재가 영향을 미쳤는지 그동안 선거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국가’를 읽으면서도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유명한 말을 깊이 새기지 않고 외면했습니다. 그 말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언급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6·3 지방선거에는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부분은 선거 분위기입니다. 이번처럼 뜨거운 선거를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뜨겁다고 느낀 건 순전히 주관적인 판단입니다.

하이라이트는 지난달 27일입니다. 두 명의 전현직 대통령이 동시에 부산을 찾았습니다.

먼저 현직인 이 대통령이 영도 한국해양대에서 열린 제31회 바다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데 이어 벡스코에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준비 현황을 보고 받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바다의날 기념사를 통해 부산을 중심으로 한 해양강국 비전 실현,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 해수부 부산시대 완성 등을 약속했습니다. 전날엔 자갈치 시장을 방문해 식사도 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부산 기장시장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박민식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등과 함께 대규모 세몰이를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박형준 후보는 그동안 부산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앞으로도 많은 일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박민식 후보에게도 봉사할 기회를 주신다면 이 나라를 잘 지켜나갈 것”이라고 두 후보에게 힘을 실었습니다.

지난달 31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산을 찾았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해운대구 수영로교회에서 예배를 본 뒤 구남로 인근 돼지국밥집에서 박형준, 박민식 후보와 함께 식사 했습니다. 돼지국밥을 먹는 이 전 대통령을 보면서 예전 TV 대선 광고가 떠올라 살짝 웃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찍었던 ‘욕쟁이 할머니’ 편에서 욕을 들으며 국밥을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전현직 대통령의 부산 행보에 여야는 서로에게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그 내용은 이 자리에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무척 궁금해집니다. 전현직 대통령의 부산 방문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은 여야 모두 다릅니다. 한마디로 아전인수식 해석이 넘쳐납니다.

결과는 현명한 유권자들이 판단해 주실 겁니다. 6월 4일이 되면 알 수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승리자를 꼽으라면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지목하고 싶습니다. 선거는 두 전직 대통령을 세상으로 불러냈습니다. 그리고 일부 유권자들은 그들을 향해 뜨거운 환호를 보냈습니다. 이 정도면 승리자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단 조건이 있습니다. 승리자의 유효기간은 6월 3일까지입니다.

만약 6월 4일 두 전직 대통령의 영향력이 투표 결과로 확인된다면 유효기간은 연장될 것입니다. 반면 영향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유효기간도 자연스럽게 소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