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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서울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 연합뉴스 |
주인공은 방송이 녹화된 비디오테이프를 구해 거의 매일 밤 자지 않고 되풀이해서 봅니다. 그가 찾은 것은 광주의 진실 같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었습니다. 딱 하나, 자신의 얼굴이었습니다. 공수부대원으로 진압 작전에 참여했던 자신의 얼굴이 화면 어디선가 나타나지 않을까 끊임없이 찾았습니다. 직장에서도 자신이 공수부대원이었던 것을 강박적으로 감췄습니다. 요즘 말로 표현하면 주인공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왜 자신의 얼굴을 찾았을까요.
이 소설은 발표 후 충격을 던졌습니다. 이전까지 주로 피해자의 시선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바라봤습니다. 가해자의 시선으로 본 것은 드물었습니다.
이 소설은 많은 고민을 촉발시켰습니다. 주인공은 분명 가해자이지만 한편으로는 피해자이기도 했습니다. 국가에 의해 군대에 징집됐고, 공수부대원으로 차출됐으며 진압 작전에 참여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주인공처럼 PTSD를 겪은 군인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집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국가의 폭력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당할 수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그동안 용서와 반성, 화해가 수없이 이뤄졌지만 아직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영원히 완벽하게 아물지 않을지 모릅니다. 궁극적으로 반성하고 용서를 구해야 할 주체가 영원이 입을 닫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물지 않은 상처를 건드려 상처를 더 키웁니다. 최근 스타벅스코리아는 텀블러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하면서 18일 이벤트 명칭으로 ‘탱크 데이’를 사용했습니다. 홍보 문구에는 ‘책상에 탁’ 등의 표현도 있었습니다. 이 문구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대한민국 국민은 압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곧바로 계열사인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했습니다. 정 회장은 26일 다시 사과한다고 합니다.
후폭풍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이 가세해 6·3 지방선거의 최대 이슈로 부상했습니다.
그날 광주 이후 46년이 흘렀습니다. 20세기에서 21세기로 바뀌었습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다시 선거 이슈로 떠오른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정상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