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죽기 전에 신공항 이용할 수 있나요?"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입력 : 2025-11-25 08:58:56
가덕도신공항 예정 지역. 이원준 기자
최근 가덕도신공항 건설 문제가 다시 불붙었습니다. 신공항 기사는 휘발성이 큰 데다 오래갑니다. 당분간 신공항 문제는 계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공항 문제를 보면서 예전 기사를 쓱 검색했습니다.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2017년도 기사입니다. 제목은 ‘24시간 운영, 활주로 3.8㎞ 미반영…차기 정부 숙제로’였고, 기사 끝에 붙은 향후 일정 중 한 대목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2026년 개항’.

기사 제목과 향후 일정이 뭔가 이상하죠?

맞습니다. 이 기사는 가덕도신공항이 아니라 김해공항 확장과 관련된 기사입니다. 2017년 동남권 관문공항은 가덕도신공항이 아니라 김해공항 확장이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동남권 관문공항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고 정부는 2016년 밀양과 가덕도를 후보지로 정하고 실컷 싸움을 붙인 뒤 엉뚱하게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김해공항 확장에 대해 반대 여론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공항 주변 소음 피해, 24시간 운영이 어려운 점 등이 주요 문제점으로 거론됐습니다.

그러다 가덕도신공항이 다시 부상했고, 2021년 3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년 가까이 정말 처절하게 지역을 찢어놓았던 신공항 부지 싸움에 마침표가 찍혔습니다.

부지가 정해졌으니 끝난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직 삽 한 번 제대로 뜨지 못했습니다. 공사 기간 논란에 발이 묶여 4년을 보냈습니다.

애초 가덕도신공항의 개항 시기는 2029년 말이었습니다. 2030 부산엑스포 개최를 위해서였습니다. 모두 알다시피 부산엑스포 유치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엑스포와 별개로 건설업계는 공사 난이도 등의 문제로 정부가 제시한 84개월(7년)에 공사를 끝내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정부와 건설업계는 대립했고, 지난 5월 공사 컨소시엄을 주도한 현대건설이 사업에서 발을 뺐습니다.

정부는 지난 21일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기간을 84개월에서 106개월로 22개월 늘려 다시 사업자를 찾는다고 발표했습니다. 개항 시기는 2029년 말에서 2035년으로 6년이 미뤄졌습니다. 앞으로 딱 10년 뒤입니다.

앞서 김해공항 확장의 개항 시기가 2026년이라고 설명드렸습니다. 만약 가덕도신공항으로 방향을 돌리지 않았다면 동남권 주민들은 내년부터 확장된 김해공항을 통해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가능했을 겁니다.

이제 와서 김해공항 확장을 꺼낸 특별한 의도는 없습니다. 단지 가덕도신공항 개항이 너무 미뤄져서 까마득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주변에선 이런 이야기도 합니다. “죽기 전에 가덕도신공항에서 비행기 타고 외국으로 갈 수 있을까요?”

오랜 기다림과 싸움에 진이 빠진 주민들의 바람은 하나입니다. 이제부터는 주저하지 말고 건설에 매진해 안전한 공항을 만들어 달라는 겁니다.

참, 여전히 동남권 관문공항의 필요성에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럴 땐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공항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곳이 아니고 부산, 더 나아가 동남권의 미래가 뜨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