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1인 시위하는 경찰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입력 : 2022-06-17 19:56:45
요즘 경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치안정책관실(경찰국)을 신설해 경찰을 ‘장악’하려 한다고 의심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행정안전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 지휘권 명시 ▷경찰청장과 국가수사본부장에 대한 인사추천위원회 구성을 뼈대로 한 경찰 ‘통제’ 대책을 내놨는데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입구 모습. 연합뉴스
경찰들은 ‘국가경찰위원회가 있는데 왜 행정안전부가 간섭하려 하느냐’고 반발합니다. 한 경찰은 남영동 옛 치안본부 대공분실 앞 1인 시위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계기로 중립성을 지키라는 의미에서 치안본부가 경찰청으로 독립했는데 다시 회귀하는 건 시대착오”라고 주장. 부산·경남 경찰직장협의회는 “치안정책관실 신설로 13만 경찰의 인사와 예산·감찰권까지 통제하려는 시도를 우려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 이어 “경찰 비대화가 우려되면 국가경찰위원회와 자치경찰위원회가 제기능을 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

퇴직 경찰관 모임인 경우회도 성명을 통해 “경찰 역사를 관통하는 핵심 가치인 ‘정치적 중립’과 ‘국민에 의한 견제와 통제’를 관치행정으로 변환하려는 시도에 깊은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 현장 반발이 커지자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16일 경찰 내부망에 “(경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적은 데 이어 17일에는 간부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

경찰은 과거 ‘권력의 하수인’으로 불렸습니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경찰의 흑역사. 새 정부의 경찰국 신설 움직임 또한 우려가 많은 게 사실입니다. 야당은 “검찰 출신을 요직에 임명해 ‘검찰공화국’을 만들더니 경찰 장악 의도까지 노골화한다” “경찰의 독립·중립성을 허무는 위험한 폭주를 멈추라”고 하더군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권력이 비대해진 경찰을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다만 ‘경찰 통제’가 ‘경찰 장악’으로 비춰져서는 곤란합니다. 민주적 공론화를 통해 경찰도 공감하는 해법이 도출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