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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회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제공 |
평생 딱 두 번 겪은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또 한 번은 사직야구장이었습니다. 2만 명이 넘는 야구팬이 동시에 몸부림치자, 야구장이 흔들리면서 곧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만약 땅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올해는 10월 2~4일 삼락생태공원으로 가면 됩니다. ‘2026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 펼쳐집니다.
개인적으론 부산록페와 인연이 적지 않습니다. 2003년 8월 부산록페는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벌어졌습니다. 취재하러 갔다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온 안흥찬을 정말 우연히 만났습니다. 안흥찬은 한국 스래시 메탈 밴드인 ‘CRASH(크래쉬)’의 보컬이자 베이시스트입니다. 본업보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명곡 ‘교실 이데아’에서 아주아주 거친 목소리로 “왜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 날을 헤매일까”를 불러 유명세를 탔습니다. 기자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잽싸게 사인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부산록페 취재 후 기자가 쓴 기사는 화려한 라인업이 펼친 공연 리뷰가 아니고 ‘화장실이 모자라고 주차난이 심각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사를 쓰면서 마음이 쪼금 아팠습니다.
그 뒤 2011년 12회 부산록페를 다시 취재하게 됐습니다. 2000년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시작한 부산록페는 다대포해수욕장을 거쳐 12회에 비로소 삼락생태공원에 안착했습니다. 광안리와 다대포에선 소음과 공연 시간 문제로 제약이 많았습니다. 삼락생태공원으로 옮긴 뒤 부산록페만의 해방구를 열게 됐습니다. 1969년 ‘우드스탁 페스티벌’처럼 록페라면 밴드와 관객이 모두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해방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부산록페는 오랫동안 무료였습니다. 당시 부산록페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지산밸리와 인천펜타포트가 꽤 높은 입장료를 받던 것과 대조적이었습니다. 무료라고 수준이 떨어진 건 아닙니다.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국제적인’ 유명 밴드는 없었지만 대신 국내 밴드 라인업이 화려했습니다. 2011년을 예로 들면 김창완 YB 부활 크라잉넛 노브레인 국카스텐이 무대를 장식했습니다.
부산록페는 2019년 20회를 맞아 유료로 전환했습니다. 유료인 만큼 당연히 ‘국제적인’ 밴드가 부산의 해방구를 찾았습니다.
올해 또 다른 세계적인 거물 밴드가 삼락생태공원 해방구를 장식합니다. 20일 부산록페 2차 라인업이 공개됐습니다. 잔나비와 한로로, 우즈 등과 함께 밴드 이름 하나가 거론됐습니다. 바로 메가데스(Megadeth)입니다. 메가데스는 둘째 날인 10월 3일(토요일) 무대의 헤드라이너입니다.
메가데스는 메탈 마니아에겐 한마디로 전설적인 밴드입니다. 1980년대부터 메탈리카와 함께 스래시 메탈을 주도했습니다. 리더인 데이브 머스테인이 메탈리카에서 해고당해 경쟁심이 엄청났지만, 이젠 그런 시기는 지났습니다. 올해 65세이니까요.
메가데스 내한 공연은 2007년 이후 19년 만입니다. 이번 공연은 조금 특별합니다. 메가데스는 지난 1월 정규 17집이자 은퇴작인 ‘메가데스(Megadeth)’를 발표하고 고별 투어 중입니다. 머스테인의 건강 문제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0년대와 90년대 메탈 음악을 들으며 머리를 좀 흔들었던 마니아라면 메가데스의 부산록페 공연은 아련한 추억을 되살리는 엄청 반가운 뉴스입니다. 이제는 무대 위의 머스테인도, 무대 아래의 관객도 희끗희끗한 머리로 헤드뱅잉을 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슴 속에서 잠자던 열정에 다시 불이 붙는다면 헤드뱅잉이 문제겠습니까. 또다시 땅이 울리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