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보고가이소] 부산 학교 근처에 성범죄자가 산다

허시언 기자 hsiun@kookje.co.kr  |  입력 : 2025-10-03 07:20:29
안산시여성단체협의회와 선부동 주민 등 60여명이 “조두순은 안산을 떠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성범죄자 관리를 위해 일정 기간 전자발찌 부착,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한 신상공개 제도 등을 운영합니다. 또 배달 대행업이나 대리기사 등 불특정 다수 시민과 접촉하는 업종에는 종사하지 못하도록 취업을 제한하는데요.

하지만 그들의 거주지는 제한하지 않습니다. 헌법상 보장된 ‘거주 이전의 자유’ 때문인데요. 유치원 어린이집 초중고교 근처나 범죄 피해자 거주지 인근에 산다고 해도 불법이 아닙니다.

2008년 경기 안산시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조두순이 출소 후 피해자 거주지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정착했고요. 이후 이사를 간 곳도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불과 200~300m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많은 동네 주민이 불안에 떨었지만 그를 막을 수 없었죠.

① 학교 앞 성범죄자에 ‘불안’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반경 1㎞ 이내 신상정보 공개 성범죄자 거주 학교 현황’을 보면 지난달 기준 부산 내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교 2258곳 가운데 1493곳(66.84%)이 성범죄자 거주 반경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는 17개 시도 중 서울(78.44%) 광주(69.82%) 인천(69.18%) 다음으로 높은 비율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어린이집 1292곳 중 844곳(65.3%) ▷유치원 350곳 중 232곳(66.3%) ▷초등학교 303곳 중 207곳(68.3%) ▷중학교 171곳 중 114곳(66.7%) ▷고등학교 142곳 중 96곳(67.6%)이 성범죄자 거주지 반경 1㎞ 안에 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는 서울(75.3%)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고요. 초등학교도 서울(79.1%)과 광주(71.6%) 다음으로 높습니다.

② 갈 길 먼 한국형 제시카법

법무부는 2023년 10월 ‘한국형 제시카법’(고위험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 지정 법안)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한국형 제시카법은 법원이 고위험 성범죄자에게 거주지 제한을 명령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인데요. 거주지 제한 명령은 기본적으로 13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범행했거나, 3회 이상 성범죄를 저지른 전자장치 부착 대상자 중 성범죄로 10년 이상 형을 선고받은 성폭력범이 대상입니다.

보호관찰소장이 연령 건강 생활환경 등을 토대로 거주지 제한이 필요한지 판단해 검찰에 제한 명령을 신청하면, 검찰이 필요 여부를 다시 검토해 법원에 청구하는 방식입니다. 법원이 거주지 제한 명령을 내릴 때는 대상자가 사는 광역자치단체 내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운영 시설 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정한 ‘지정 거주시설’을 거주지로 지정해야 합니다.

고위험 성범죄자는 출소 후 거주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고 국가 등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살게 된다는 뜻이죠. 이 법이 국회를 통과했다면, 이미 출소한 조두순 등에도 적용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인권 침해와 이중 처벌 논란에 부딪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요. 22대 국회에서 같은 내용의 법안이 재발의됐지만, 진전 없이 계류 중입니다. 다시 한번 한국형 제시카법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