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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서울 송파구 반지하방에서 세 모녀가 숨진 ‘송파 세모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메모. 연합뉴스 |
보건복지부는 이 사건 이후 신청주의 한계 등의 문제의식을 갖고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제도를 보완했습니다. 가입자의 소득·재산·연령 등을 분석해 받을 수 있는 복지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안내하는 제도인 복지멤버십과 함께 위기 가구 발굴을 위한 단전·단수, 건강보험료 체납 등 정보를 모니터링하는데요. 기존 행정망에 포착되지 않는 사례가 여전히 빈번해 비슷한 죽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현재 복지 서비스는 대부분 당사자가 신청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청주의를 기반으로 합니다. 우리나라의 복지수당과 서비스는 중앙 부처 367종, 지방자치단체 4651종, 민간 339종 등 모두 5357종에 달하는데요. 부모급여 아동수당 등 일부 보편적 수당을 제외하면 대부분 당사자가 직접 신청해야 합니다.
신청주의는 복지 혜택이 필요한 대상자를 ‘핀셋’ 지원하고, 대상자의 선택권과 자기 결정권을 보장한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노인, 저소득층, 이주민, 고립·은둔 청년 등 정보 접근성이 낮은 취약계층은 복잡한 서비스를 신청하기 어려워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혹은 ‘낙인’에 대한 두려움 탓에 수많은 사람이 문턱을 넘지 못하죠.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복지제도 수급 방식을 신청주의에서 자동지급제로 변경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신청주의는 매우 잔인한 제도다. 신청 안 했다고 안 주니까 지원을 못 받아서 (사람이) 죽고 그러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청주의의 한계가 여러 차례 드러난 데 이어 이 대통령도 개선을 주문하자 복지부는 대응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난제가 수두룩합니다. 자동지급제가 실현되려면 소득·재산 정보가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돼야 하는데요. 개인정보를 열람해야 하므로 최소한 한 번이라도 반드시 등록 또는 신청받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고요. 가족관계등록부는 대법원 소관이라 연계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출생과 동시에 지급되는 아동수당과 부모급여, 65세 이상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 같은 보편적 급여는 자동지급 전환이 비교적 쉽습니다. 하지만 소득 기준에 따라 달리 지급되는 선별적 급여는 매우 까다롭습니다. 이때도 개인의 기본적 신상정보뿐만 아니라 자산 소득 부양자 등을 파악해 적절한 대상자를 추려내려면 개인정보 활용 동의를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죠. 또 고질적인 사회복지 인력 부족 문제도 고려해야 합니다. 현재 복지 담당 공무원 한 명이 수백 건의 사례를 관리하며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죠.
전문가들은 위기 가구와 취약계층 발굴 등을 강화해 적극적으로 신청을 독려하는 것부터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사회복지 전산망을 통합·관리해 빈틈을 없애는 데 집중하고, 신청 방법을 간소화하는 것도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