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이거아나] 늘봄학교

허시언 기자 hsiun@kookje.co.kr  |  입력 : 2024-02-22 21:02:31
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늘봄학교’로 정했어요. 라노가 어렸을 때만 해도 엄마는 항상 집에 있었어요. 그래서 학교가 끝나면 바로 집에 와서 밥도 먹고 놀이터도 갔죠. 엄마가 직장에 다니고 난 이후부터는 학교 방과후와 학원에 가야했지만요.

요즘은 부부가 함께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 많아졌습니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의 가장 큰 고민이 아이 교육과 돌봄에 관한 문제일텐대요. 부모 없는 빈집에 혼자 있을 수 없는 아이들은 돌봄교실과 학원, 방과후 등을 다니며 부모가 없는 공백시간을 보냅니다.

교육부는 이런 상황에서 모든 초등생에게 맞춤형 교육·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라는 의미의 늘봄학교를 정책 사업으로 추진했습니다. 맞벌이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된 늘봄학교는 학교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학생을 돌봐주는 제도입니다. 늘봄학교는 2024년 3월부터 시작되는 1학기에 초등학교 2700여 곳의 초등 1학년을 대상으로 도입되며, 2학기에는 전국 6157개의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2학기부터는 전국의 모든 초등 1학년생은 희망하면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돌봄 서비스나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부산시교육청은 늘봄학교 시범교육청으로 선정돼 지난해 2학기부터 초등학교 50곳을 대상으로 ‘부산 늘봄학교’ 시범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올해부터는 부산시 전체 초등학교의 초등 1~3학년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했죠. 오는 3월부터 시작되는 1학기 부산 늘봄학교 신청자는 2만 108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교육청은 학교와 지역 연계를 통해 이들을 전원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관계자들은 늘봄학교가 급격하게 확대되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늘봄학교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학교 현장의 인력이 필요합니다. 당장 오는 새 학기부터 부산에 늘봄학교가 전격 도입되는 상황에서 필수 인력인 돌봄전담사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늘봄학교가 확대 도입됨에 따라 돌봄전담사들의 업무 가중이 심각해져 돌봄전담사들이 반발에 나섰습니다.

초등교사들도 기존에 하던 수업과 행정업무에 늘봄학교 업무까지 더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래 머무르는 만큼 안전사고와 학부모 민원이 더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음에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저학년 담임을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을 걱정했습니다. 당장 오는 3월부터 늘봄학교가 확대 운영되는 상황에서 인력도 예산도 태부족인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죠.

아이와 부모 모두 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보다는, 근무 시간을 단축하고 육아휴직과 출산휴가 제도를 확대·개선해 아이와 부모 모두 가정으로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맞벌이가 많아진 만큼 기업도 돌봄의 책임을 느껴야 합니다. 하지만 정작 기업의 출산과 육아에 대한 지원은 부실합니다. 정부는 보육의 책임을 개인과 학교에만 돌리는 것이 아닌, 기업과 함께 나눠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