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전선 끊겨 집 불났는데 한전·구청은 "검토 중…"

김민주 이동윤 기자 dy1234@kookje.co.kr  |  입력 : 2020-09-09 00:34:08
*세 줄 요약
1.태풍 ‘마이삭’이 부산을 강타한 지난 3일 새벽 강풍에 끊어진 고압 전선이 부산지역 주택을 덮치면서 폭음과 함께 불이 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
2.당시 이 2층 주택에 살던 3가구 8명의 입주자들은 가까스로 대피했지만
3.관계기관의 책임 회피 속 복구가 지연되면서 태풍 ‘하이선’이 상륙했을 때 일부는 친척 집을 전전해야만 해


*이게 왜?
-8일 해운대구 반여동 A(59) 씨의 주택 내부는 처참한 모습

-집 안 콘센트나 전선이 있었던 곳마다 그을음이 선명했고, 가구와 가전제품도 온통 불꽃을 뒤집어 쓴 듯 성한 것이 없어

-A 씨는 태풍으로 인한 강풍이 몰아치던 지난 3일 새벽 1시30분께 잠을 자다 폭발음을 듣고 일어나

-머리맡 벽면에 있는 배전반에서 일어난 폭발에 놀라 거실로 나온 A 씨는 온 집 안의 콘센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을 보고 화들짝 놀라

-A 씨는 실외 벽면에 있는 전체 가스 밸브를 잠가야 한다는 생각에 강풍을 뚫고 뛰쳐나갔는데, 밸브 주변에서 불길이 치솟는 모습을 보고 아연실색해

8일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끊어진 고압선으로 인해 해운대구 반여동의 한 주택이 불에 탔다. / 전민철 기자 jmc@


△ A 씨 인터뷰
1.불길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밸브를 잠근 뒤, 집안 곳곳에 소화기를 뿌려 간신히 불길을 잡는데 소방대원들이 도착했다

2.잠에서 깨지 못했거나 소방대원들이 조금만 늦게 왔더라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


▲ 고압전선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 추정
-이날 화재는 A 씨 집 위를 가로지르는 고압 전선이 끊기면서 이상 전압이 생긴 탓으로 추정

-끊어진 전선이 A 씨 집 외벽과 계단, 옥상을 휩쓸면서 남긴 그을음과 손상도 곳곳에서 포착돼

-문제는 화재로 인한 피해 복구 책임을 집주인인 A 씨가 고스란히 져야 한다는 점

-A 씨 부부는 일주일 가까이 직장에 출근하지 못한 채 복구작업을 하고 있어

-전기 공사와 불에 탄 가구·가전제품 등 피해액이 5000만 원에 달한다고 A 씨는 주장

-이에 대해 한국전력은 “천재지변 탓에 일어난 일이라 보상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을 되풀이하고 있어

-만일 한전이 보상이 불가하다고 판단하면 A 씨는 민사소송을 청구해야만 해

-이런 가운데 A 씨가 지난해부터 해운대구에 가로수의 가지치기를 해달라는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던 것으로 확인돼

-방치된 가로수가 고압선을 뒤덮을 만큼 자랐고, 나무가 15도가량 기울고 뿌리 부분이 드러나 위태롭다는 내용

-하지만 구 관계자는 “사유지 수목이라 소유자에게 통지했다”는 답변으로만 일관했으나 


-홍순헌 구청장은 이날 국제신문 취재가 시작되자 “보상 문제를 원만히 논의할 수 있도록 한전과 협의하겠다”고 해명

-A 씨는 “결국 문제의 나뭇가지가 태풍에 꺾이면서 전신주와 고압 전선에 영향을 줘 이번 사고가 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려


△ 현장을 찾은 국민의힘 김미애(해운대을) 의원 인터뷰
1.해운대구가 사고 예방은커녕 복구 등 후속 조처마저 하지 않았다는 점은 대단한 문제다

2.엘시티·마린시티 지역에만 신경을 쓰는 행태를 용납할 수 없다

3.고압 전선과 가로수의 부실한 관리로 주민의 거주지가 순식간에 망가진 데 따른 책임을 규명하겠다


김민주 이동윤 기자 dy1234@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