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제동장치 이상 있는데 승객 태우고 달린 부산 4호선

김민주 이동윤 기자 dy1234@kookje.co.kr  |  입력 : 2020-05-17 20:56:08
*세 줄 요약
1.지난 8일 하루 평균 3만 명이 이용하는 부산 도시철도 4호선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시민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2.제동장치 이상을 감지하고도 시민을 하차시키지 않고 약 3㎞를 내달린 부산교통공사의 ‘막장’ 대처가 국제신문 취재 결과 추가로 드러나

3.윗선에 사고 사실을 축소해 보고하고, 실제 보고 체계의 규정을 어긴 사실도 확인돼 비난이 빗발쳐


*이게 왜?
-17일 취재진이 입수한 부산교통공사 ‘열차운행 관련 특이사항 보고’(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일 밤 11시10분께 시민 10여 명을 태운 채 선로를 달리던 제 4301 전동차에서

-‘제동 불완해(제동장치가 풀리지 않는 오류)’가 발생한 사고는 영산대~석대역 구간에서 일어나

-4호선 무인 전동차는 6량으로 구성되는데, 보고서는 이 중 세 번째 칸인 3호차에서 제어 장치(CPU) 불량 탓에 제동에 문제가 일어났다고 적시

-석대역에서 반여농산물시장역으로 향하던 전동차에 매연이 가득 차고 탄내가 심하게 난다는 승객 신고가 들어오자

-교통공사는 반여농산물시장역에서 승객 전원을 하차시키고, 이 역을 관리하는 안전운행요원이 전동차에 타 종착역인 미남역까지 8개역을 무정차 운행

-지난 14일 국제신문 취재 당시 교통공사 측은 제동장치 이상이 발생한 지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고 숨기기에만 급급했는데

-보고서상으로 영산대~석대역 구간임이 확인된 것

-문제는 공사 측의 대처인데, 제동이 걸렸다 풀리기를 반복하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 운영 인력 문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당 전동차는 석대역에서 매연과 타는 냄새에 불안해하던 승객을 내리게 하지 않고, 그 다음 정거장인 반여농산물시장역에 도착해서야 하차 조처를 취해

-이상 상황을 바로잡고자 안전운행요원 A 씨가 전동차에 오른 것도 반여농산물시장역에서야

-이러한 늑장 대처에는 박종흠 전 사장 시절인 2017년 ‘재창조 프로젝트’ 탓에 감축된 4호선 운영 인력 문제가 영향을 끼쳐

-당시 4호선 13개 역사는 ‘2인 역’(안전운행요원 2명이 근무하는 역)에서 ‘1인 역’으로 바뀌었는데

-특히 승하차 인원이 적은 석대역(지난해 일평균 승하차 314명·0.5%)은 아예 요원이 없는 무인역으로 전락

-4호선 14개역 중 무인역은 석대역 1곳뿐인데, 매뉴얼대로라면 이상을 감지한 직후 석대역에서 승객을 모두 내리게 해야 했으나

-이 역에서는 승객 하차를 돕고 전동차 수동 운행을 맡을 직원이 없다 보니

-전동차는 제동장치 제어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다음 역인 반여농산물시장역까지 승객을 태우고 위태로운 운행을 감행

도시철도 4호선 석대역 무인역사 / 전민철 기자 jmc@

▲ 축소 보고 정황도 드러나
-자칫하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음에도 부산교통공사는 축소 보고 및 은폐에 급급했던 사실이 확인

-지난 11일 이종국 사장에게도 올라간 이 보고서에는 ▷승객 10여 명 반여농산물시장역 하차 ▷안전운행요원 A 씨 병원 응급실 방문 등 주요 내용이 빠져 있어

-4호선은 2011년 3월 개통 후 열흘 만에 사고 7건이 발생해 ‘부실한 안전 관리’라는 오명을 써

-이런 4호선에서 또다시 사고가 터지자 시민 대피, 직원 부상 위험 등 민감한 내용은 누락된 채 사장 보고가 이뤄졌던 것으로 보여

-실제 복수의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 사장에 대한 제대로 된 보고는 해당 사고에 대한 국제신문 취재가 시작된 지난 14일에야 이뤄져

-이 사장은 사고 경위와 대처를 묻는 취재진의 거듭된 연락에도 홍보실을 통해 대응할 뿐 접촉을 회피해

-보고 규정을 위반한 사고 사실 은폐 문제도 도마 위에 올라

-공사의 ‘사고 및 운행장애 처리규정’ 3장 14조는 부산 도시철도에서 발생한 ‘위험 사건’을 ‘사고 보고 체계’에 따라 처리하도록 명시해

-규정에 따르면 제동장치 문제로 일어난 지난 8일 사고는 위험 사건에 해당해

-이 경우 공사는 사장 등 내부 구성원과 유관·지원기관은 물론 언론사에도 사고 발생 사실을 알려 시민이 알 수 있도록 조처해야 하지만

-국제신문 취재가 시작될 때까지 공사는 이 사고를 함구해

-이에 대해 교통공사 관계자는 "유관기관 등에 대한 의무보고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해 전달이 늦었던 것"이라고 해명


김민주 이동윤 기자 dy1234@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