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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한 대형마트 라면 진열대. 국제신문 DB |
9일 하루 거의 모든 언론에 등장한 말이 있죠. “라면 한 개에 2000원도 한다는데 진짜냐.” 이재명 대통령이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오늘은 그 점을 하나 챙겨봐야겠다”며 한 말입니다. “물가 문제가 우리 국민에게 너무 큰 고통을 준다”며 “현황과 가능한 대책이 뭐가 있을지 챙겨 달라”고 내각과 참모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서민 밥상 물가, 이 대통령 말대로 ‘고통’입니다. 비상등이 켜진 지 오래. 이 대통령이 라면을 콕 집어 물가 문제를 언급한 것도 서민 밥상이 연상되는 상징성 때문일 겁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5월 소비자물가 주요 내용을 보겠습니다. 가공식품이 전년 같은 달보다 4.1% 상승했고, 지난해 11월 1.3%와 비교하면 반년 새 3배 넘게 치솟았습니다. 특히 라면값 상승률이 눈에 띄죠. 반년 전보다 4.7% 올랐는데요. 1개에 2000원을 넘는 라면도 줄줄이 진열대 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농심 오뚜기 등이 탄핵 정국인 지난 3월 일부 제품 가격을 7% 이상 인상했습니다.
냉장고 속 필수품 계란 가격도 급격한 오름세입니다. 지난달 계란의 평균 소비자 가격은 특란 한 판(30개) 기준 7026원. 2021년 7월 이후 4년 만에 7000원을 넘었습니다. 두 달 전 6393원보다 10% 가까이 올랐네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8일 펴낸 ‘농업관측 6월호’ 보고서에서 오는 8월까지 특란 10개 기준 가격이 1850~1950원에 이를 것으로 봤습니다. 이는 1년 전보다 12.4~18.5% 높은 가격입니다.
라면 하나 냄비에다 팔팔 끓여서 계란 한 알 퐁당 빠뜨려 먹기도 부담스러운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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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2차 태스크포스(TF)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 약속은 일단 지켜졌습니다. 취임 첫날인 지난 4일 ‘1호 행정명령’으로 비상경제점검 TF 구성을 지시했고, 9일까지 두 차례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현충일인 지난 6일 전통시장을 찾아 서민 체감물가를 살피기도 했죠.
민생을 살리고 물가를 잡는 일, 쉽지 않습니다. 매우 어렵습니다. 역대 대부분 정부가 시도했지만, 속 시원히 해결하지 못했죠. 이재명 정부가 출범 초기 그 어려운 일을 해낼지 국민이 지켜봅니다. 일에 찌들어 퇴근이 늦은 월급쟁이가 팔팔 끓인 라면에 계란 한 알 맘 편히 풀어 먹을 수 있으면 절반은 성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