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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18일 부산 부산진구 한 인쇄소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견본필름과 투표용지 인쇄초고를 비교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그중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특정 선거인 수 이상 투표구에서 투표용지 ‘100매 미만’의 끝수를 무조건 버리는 절사규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현장의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24일 국회 국정조사특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이 선관위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투표 대기가 있었던 26곳의 투표소 중 추가 투표용지를 100매 미만으로 사용한 곳은 12곳이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2투표소 추가 투표지 7매, 잠실2동 제7투표소 4매, 서초구 잠원동 제7투표소 5매, 부산 북구 화명1동 제7투표소 12매 등이 투표용지 부족분이 100매 미만인 투표소였습니다.
추가 투표용지를 100매 미만으로 사용한 12곳의 투표소 가운데 10곳이 위의 절사 규정을 적용해 투표용지를 배부했습니다. ‘1000명 이상 투표구는 100매 미만 끝수를 무조건 버린다’는 절사 규정(공직선거 절차사무편람)을 따라 최초 투표용지를 배분한 겁니다.
송파구 잠실2동 제2투표소는 선거인 수 4295명에 최소 인쇄 기준 50%를 적용한다면 2147매의 투표용지가 마련돼야 합니다. 하지만 이곳에는 절사 규정을 적용해 47매를 빼고 2100매만 송부됐습니다. 이 투표소에서 실제로 투표한 유권자 수는 2107명으로, 최초 배분 투표용지에서 7장이 모자랐습니다. 절사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다면 아예 투표 지연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공직선거 절차사무편람에는 ‘인쇄매수 감축 시 지역 실정을 감안해 1000명 이상 투표구도 투표구 별로 절상해 인쇄할 수 있다’는 보완 규정도 있습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송파·강남 등의 지역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절사 규정을 적용해 투표 지연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입니다.
김 의원은 “역대 최저치인 50% 감축을 감행하면서도 절사 규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한 것은 국민의 소중한 투표권을 경시한 처사”라며 “국정조사를 통해 이 같은 무능한 행정실태를 철저히 파악하고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습니다.
선관위는 전체 유권자의 숫자보다 더 많은 110%에 맞춰 투표지를 인쇄할 예산을 받아놓고도 50%만 인쇄했습니다. 지난 2022년 선관위 의뢰로 작성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투표율이 낮은 지방선거는 유권자의 60% 정도로 인쇄해도 폐기되는 용지가 많다”며 “인쇄량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기 때문이랍니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지난해 투표용지 관련 지침을 손봤습니다. 그러고 나니 송파구에선 투표 대란이 벌어졌습니다. 더 문제는 송파구 전체로는 용지가 남았지만 정작 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엔 어떤 방법으로 어느정도 양을 전달할지 고려나 준비가 아예 없었습니다.
선거를 치를 준비도 제대로 못 한 선관위라니 생각할 수록 한숨만 나옵니다. 가장 공정하고 엄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독립을 보장한 선관위 안에서 ‘독립적’으로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다음 선거 때까진 일 제대로 하는 선관위로 거듭나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