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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 세금을 증빙 서류도 없이 쓸 수 있다 보니 논란이 된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는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이 “퇴임 후 대통령에게 주려고 했다”며 대통령 특활비 12억5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특활비 6억 원과 10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죠. 2017년에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국가정보원 특활비 수십억 원을 상납받아 비공식 여론조사나 관리비 등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관련자들이 처벌받았고요. 문재인 정부 또한 김정숙 여사의 의상·액세서리 구입 등에 특활비가 쓰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사용한 특활비 내역이 공개됐는데, 관련 내용을 무더기로 삭제한 뒤 ‘백지 영수증’을 제출해 논란에 휩싸인 적도 있습니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특활비. 민주당은 31조8000억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 단독 처리 과정에서 전액 삭감했던 특활비를 되살렸습니다. 이번 추경안에는 대통령실(41억 원) 검찰(40억 원) 경찰(16억 원) 감사원(8억 원)의 특활비가 묶여 총 105억 원이 복원됐는데요. 민주당이 야당 시절 삭감했던 1년 치 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올 하반기 6개월간 사용될 예정입니다. 사실상 전액 복원인 셈입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막상 운영하려다 보니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죠.
여권 내부에서도 검찰 특활비 부활에 대해선 이해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흘러나옵니다. 검찰 개혁을 주도했던 김용민 민형배 장경태 의원 등은 추경안 표결에서 모두 기권 표를 던졌는데요. 대통령실 특활비만 복원하면 명분이 없으니 검찰까지 끼워 넣은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내부 반발이 커지자 민주당은 “법무부는 검찰 개혁 입법 완료 후 검찰 특활비를 집행한다”는 제한 조건을 걸어야 했죠.
국민의힘은 “후안무치하고 내로남불한 얘기”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야당일 때는 특활비가 불필요하다더니 집권하니까 꼭 필요하다는 것은 전형적인 이중 잣대”라고 비판했습니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지난 4일 대통령실을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를 만나 “저희의 입장이 바뀌게 된 것에 대해 국민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죠. 민주당이 ‘내로남불’이란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이는데요. ‘쓸모없는 예산’이라던 특활비를 스스로 되살리면서 향후 국정 운영 내내 야당에 공격 빌미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