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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 입장해 조희대 대법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하지만 국민의힘은 대법관 증원법의 방식과 의도를 문제 삼으며 반발했습니다. 국민의힘 측은 “노골적 입법 독재”라며 대법관 증원법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는데요.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대법원을 이재명 정권의 방탄 기구로 전락시키려는 노골적 입법 쿠데타”라고 비판했고요. 장동혁 법사위원은 “이 대통령이 자기 마음에 맞는 16명을 늘려서 결국은 자기편 들어줄 대법관을 과반수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이렇게 비판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대법관 증원법 부칙을 보면 법안이 공포된 뒤 1년간 유예 기간을 거친 후 4년 동안 매년 4명씩 총 16명을 증원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 대통령은 대법관 16명 전원의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데요. 여기에다 임기 5년 동안 대법원장 포함 기존 대법관 10명을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대통령은 총 26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는 셈입니다. 대통령과 정치적 성향이 유사한 인사가 대법원에 대거 입성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죠.
조희대 대법원장은 “공론의 장이 마련되길 희망한다”며 “앞으로 법원행정처를 통해 계속 국회와 협의할 생각”이라고 했는데요. 정치권 주도의 급작스러운 대법관 증원에 반대 견해를 밝히면서 속도를 늦추고, 사회적 합의부터 거치자는 메시지를 국회에 보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은 “단기간에 대법관 과반수 또는 절대다수를 새로 임명하면 정치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대법관 수만 대폭 늘리는 개정안은 상고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와 대법원의 본래 기능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전했죠.
민주당은 소위에서 법안을 통과시킨 뒤 법사위 전체회의 상정은 일단 보류했습니다. 민주당의 속도전에 이 대통령이 우려를 표하며 막아선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대법관 증원은 대선 공약이지만 ‘사법부 길들이기’라는 반발이 적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과 협의 없는 일방통행식 국회 운영에 대한 부담도 작용했죠. 이 대통령이 제동을 걸면서 대법관 증원법 논의도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