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에 대한 욕망은 ‘물’을 따라 흘러 들어간다. 해안가의 마천루들은 서로 경쟁하듯 ‘더 높이’를 외친다. 건축물 생애 이력 관리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에서 가장 높은 건물부터 30번째 높은 건물의 평균 높이는 228.7m로 조사됐다. 반면 2009년 말 상위 30개 건물 평균 높이는 159.6m였다. 조망을 가로막는 고층빌딩의 벽이 10년 새 약 69.1m가 높아졌다.

주택건설기준에 따른 국내 아파트의 평균 천장고가 2.3m이니 아파트 30층 높이가 더 올라간 것이다. 이 중 문현동 BIFC와 진구·동래구의 일부 고층 아파트를 제외한 다수는 해운대와 남구의 해안가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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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소재한
높이 상위 30개 건물 중
20개는 오션뷰 아파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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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해운대·수영·동래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자 ‘외지인’의 원정투자가 증가했다. 한국감정원의 주택매매 거래현황 통계를 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부산 외 거주자가 부산 주택을 매입한 건수는 1만2802건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3% 증가했다. ‘오션뷰’ 고층 빌딩이 밀집한 해운대의 거래량은 약 99%나 급증했다.
남구 수영구 해운대구 영도구 동구 부산진구 연제구 중구
  •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2011년 11월 사용승인

  • 해운대 I'PARK

    2011년 11월 사용승인

  • 해운대 힐스테이트 위브

    2015년 2월 사용승인

  • WBC the PALACE

    2011년 5월 사용승인

  • 엘시티

    2019년 11월 사용승인

  • 더블유

    2018년 3월 사용승인

  • 더샵센텀파크, 센텀스타

    2005, 2008년 사용승인

  • 북항 재개발 구역

    북항 1단계 재개발 구간에는 높이 200~280m 레지던스 3개가 들어설 예정이다.
    협성마리나 G7, 부산오션파크는 건축 허가를 받은 상태다. 로얄듀크와 비스타로 유명한 동원개발 역시 사업에 뛰어들어 72층 규모의 숙박시설을 짓는다.

    레지던스는 원칙상 숙박 시설이지만 호텔과 달리 개별 등기가 가능해 실제로는 아파트처럼 이용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규제할 방법은 현재로서 없는 실정이다.

마천루에 대한 욕망은 부산 동쪽에 위치한 바닷가에서
점차 서쪽 구도심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북항 재개발은 그 정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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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항 복합도심지구 2만 7000㎡ 에는 아예 200m 이하 주거용 레지던스가 들어선다. 이 같은 구상이 실행되면 부산세관 옆 부산 북항 복합도심지구~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1800m 구간에 고층 건축물이 최소 10개 이상 지어진다. 부산역 뒤편을 중심으로 고층 장벽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산복도로와 같은 고지대에서도 높은 건물들 때문에 조망권이 가로막힌다.

난개발 논란에도 사업자는 조만간 시에 착공계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민단체는 협의체 논의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착공계가 제출되면, 건축허가 무효소송이나 착공 중지 가처분 신청 등의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부산시는 지난 4일 '도시경관 관리를 위한 부산시 높이관리 기준 수립' 최종 용역 보고회를 열었다. (사)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가 부산시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높이기준은 ▷주거지역(제2종, 3종 일반주거지역) ▷준주거·상업지역 ▷공업지역으로 나뉘어 수립됐다.

주거지의 경우 기준높이를 120m로 놓고 주변 반경 1.2㎞내 평균 표고, 국토교통부 지형지세 구분 지침 기준에 따른 용도지역별 가격배율을 바탕으로 한 높이보정계수, 건축물이 들어서는 지역의 평균 표고 등을 감안해 허용 높이를 산출한다.

준주거·상업지역의 경우 건폐율을 조정해 높이를 조정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현재 60%이하 건폐율(중심상업지역 제외)을 지역에 따라 20~60%로 조정한다. 일반상업지역과 근린상업지역에 들어서는 건축물 중 주거비율이 절반을 넘으면 건폐율은 30%까지만 허용된다. 이와 별도로 서면, 남포, 해운대는 전략적 높이관리구역으로 지정, 고층 건축물을 허용하기로 했다.

공업지역의 경우 건축물 높이가 대부분 5층 이하임을 고려해 저층 건축물을 유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준거높이를 40m로 정하고, 여기에 개발여건과 지역 상황, 공공지원사업 여부 등을 감안해 허용높이를 산출한다.

보고서는 이 같은 기준을 현재 수립 중인 2040 부산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하고, 높이관리지침을 만들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기준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부산시는 제안에 따라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건축물 높이관리 지침을 만들 계획이다.

글=이동윤 기자
그래픽=손혜림 이준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