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프로그램은 크게 세 가지이다. '뉴 말레이시안 시네마의 세 가지 색깔' '아시아 작가 영화의 새 지도 그리기 3' '에드워드 양:타이베이의 기억'

등이 그것이다. 특별기획 프로그램은 잘만 골라보면 그 해 영화제의 알맹이를 거머쥘 수 있는 기회가 되므로 주목할 만하다.

뉴 말레이시안 시네마 '댄싱벨' '묵신' '사랑''빌리지 피플 라디오 쇼'(위부터 시계방향)

최근 말레이시아는 새로운 영화 세대의 출현을 목격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보급에 힘입어 등장한 이들은 다민족 다언어라는 말레이시아 사회의 특징을 반영, 다언어 혹은 교차언어로 영화를 제작하면서 다양한 이슈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말레이인 중국인 인도인으로 이루어진 말레이시아의 사회적 특징은 이들이 만드는 영화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상영작은 모두 9편이다. 재치 넘치는 다큐멘터리와 실험영화의 도전적 감독 아미르 무하마드의 장편 '빌리지 피플 라디오 쇼(2007)'는 공산당원들이 대부분 무신론자 중국인이라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선전과는 달리 실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회교 말레이인들의 존재와 삶에 대해 밀도 있게 스크린으로 그려내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제임스 리 감독의 신작 '사랑하고 싶어(2007)'는 동거생활을 하고 있는 커플들을 통해 매혹과 열정의 단계를 지나친 연인들의 관계가 어떻게 현실에 부딪혀 갈등하게 되는지 옴니버스 형식을 통해 보여준다.

말레이시아의 금기 약점 컴플렉스를 다루는데 서슴지 않는 야스민 아흐마드 감독의 '묵신(2006)'도 놓치지 말아야할 수작으로, 가슴 두근거렸던 유년의 순수한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호 유항 감독의 '죽을지도 몰라(2007)', 우 밍진 감독의 '파란 지붕(2007)', 탄 추이무이 감독의 '여자친구는 아니야(2007)' 등 재기 발랄한 단편도 말레이시아 새로운 영화세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카비르 바티아 감독의 '사랑(2006)', 디팍 메논 감독의 '댄싱 벨(2007)', 셍 탓 리우 감독의 '주머니 속의 꽃(2007)' 등도 아시아 영화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들이다.


이란 영화 새물결 수장과의 만남
- 다리우스 메흐르지 감독 특별전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하는 이 코너는 자국 영화계에 미친 영향과 의미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 각국의 감독들을 발굴해 그들의 영화를 소개하고 의미를 되짚어보기 위한 의도로 시작됐다.

앞선 특별전에서는 세 명의 감독을 소개했던 데 비해 올해부터는 한 명의 감독만을 선정해 보다 집중력 있는 논의를 진행하고자 기획됐다. 첫 주인공은 이란의 다리우스 메흐르지(68) 감독이다.

메흐르지 감독의 영화 '소(1969)'는 이란영화를 세계 무대에 알리며 이란영화 뉴웨이브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된 일종의 사건이었다. 비록 이슬람 혁명으로 이란영화 산업이 침체기를 겪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영화가 현재와 같은 명성을 가지게 된 배경에는 다리우스 메흐르지의 존재가 있었다. 이번 다리우스 메흐르지 특별전은 그의 가장 최근작인 '산투리(2007·사진)'를 비롯해 '소' '하문(1990)' '레일라(1996)' '배나무(1998)' 등을 통해 작품세계를 조망하고 직접 그의 영화 철학을 듣는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만 영화 뉴 웨이브의 선구자인 故 에드워드 양 감독

'에드워드 양' 그를 추억하며…
- 지난 6월 생을 마감한 대만의 거장
- 도시인의 삶 사실적 묘사… 전작 상영

지난 6월 향년 60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 거장 고 에드워드 양(1947~2007)을 추모하기 위한 특별전이다. 허우 샤오시엔과 더불어 대만 뉴웨이브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는 에드워드 양은 대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소재로 그들의 고독하고 우울한 삶에 대해 사실적으로 묘사한 다수의 작품을 남겼다.

그에 대한 추모는 두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그의 영화사적인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7년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여를 결정했다. 시상식에는 에드워드 양의 아내이자 고인의 마지막 영화인 '하나 그리고 둘(2000)'에서 프로덕션 디자인과 음악을 맡았던 카일리 펑이 참석한다.

이번 추모전에서는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에드워드 양의 전작을 볼 수 있다. 대만 뉴웨이브의 기원으로 평가되는 옴니버스 영화인 '광음적 고사(1982)'를 비롯해 전통적인 결혼관에 대한 여성의 시선을 보여주는 '해탄적일천(1983)', 경제발전에 따른 물질만능주의 사회 안에서 방황하는 도시인들을 그려낸 '타이베이 스토리(1985)', 도시 생활의 권태를 섬세하게 묘사한 '공포분자(1986)', 대만의 현대사회 단면을 보여주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1991)', 타이베이의 어두운 면을 신세대 주인공을 통해 제시한 '독립시대(1994)' '마작(1996)'

'하나 그리고 둘' 등 에드워드 양의 모든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귀한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의 PIFF는 에드워드 양의 영화 철학과 작품 세계를 정리하고 조망하기 위한 세미나도 열어 그의 영화사적 의미와 업적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표할 기회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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