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대는 바람에도, 내리쬐는 햇살에도 봄기운이 전해져 옵니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 따뜻했던지라 봄이란 녀석이 일찍 찾아왔어요. 섬진강의 봄소식을 제일 먼저 전해주는 하동공원 홍매화가 지난 해보다 10여 일 빨리 피었습니다. 올해는 입춘 무렵 20% 정도 개화했나 싶더니 벌써 만개 수준에 가깝게 활짝 피었네요.

하동공원은 19번 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섬진강변에 자리하고 있어요. 하동군 하동읍 광평리의 갈마등 언덕 위에 자리한 공원입니다. 공원의 시의 거리 주변에 홍매화가 많이 심어져 있어 봄기운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지요.

하동공원 홍매는 경남권의 홍매 중에서도 가장 빨리 피어나 섬진강의 봄소식을 전해주지요. 하동공원 홍매가 피면 섬진강에 봄이 쑥! 쑥! 올라옵니다. 만개한 홍매 옆에서 할머니는 쑥쑥 올라오는 봄을 뜯고 있네요.

선홍빛 매화 옆에서 쑥을 캐는 풍경만큼 정겨운 봄풍경도 없겠지요. 이번 주말에 홍매가 만개한 후에는 백매가 피어나 계속해서 하동공원은 짙은 매향을 풍길 겁니다. 뒤이어 벚꽃, 진달래, 철쭉이 피며 봄소풍나온 나그네의 눈길을 사로잡겠지요.

봄이 쑥쑥 올라오는 하동공원으로 떠나보세요. 코를 간질이는 홍매의 짙은 향기 아래에서 쑥을 캐는 재미가 좋아요. 하동공원 전망대에 서면 굽이 돌아 흐르는 섬진강이 발 알래 펼쳐지고요. 송림공원이며 하동읍내의 너뱅이들 전경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들을 가로지르는 경전선 위로 기차가 미끄러지며 들어와 하동역에 서면 한무리의 사람들이 내립니다. 잠시 숨을 고른 기차는 다시 칙칙폭폭 연기를 뿜으며 내달립니다.

봄바람 타고 유유히 나르는 하늘의 제왕 독수리 무리도 보입니다. 섬진강 주변을 배회하며 돌아다니는 독수리의 날개짓이 힘차보이네요.

하동공원의 언덕 중심부에는 섬호정이랑 정자가 세워져 있어요. 정자 아래쪽에는 대나무로 만든 소녀상이 섬진강을 내려다보고 있지요. 소녀상과 매화를 함께 담아도 멋진 풍경화가 됩니다.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봄, 매화가 붉게 피어야 진짜 봄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