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부산WM센터 차호중 부장

환율이란 어떤 통화 한 단위로 다른 통화를 얼마만큼 바꿀 수 있는 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는 각 통화가치를 결정하는 바로미터(Barometer)가 된다. 대미달러 환율(원/달러)이란 1달러로 우리나라 원화를 얼마만큼 바꿀 수 있는 가를 나타내 준다. 대미달러 환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우리나라 ‘원화’가 미국 달러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치가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경제학에서는 이를 ‘원화의 평가절상’이라 일컫는다. 원화의 평가 절상 속도가 가팔라 투자 환경에도 상당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 요즈음이다.원화평가 절상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효과로는 우선적으로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영향력 강화를 들 수 있다. 돈의 가치가 높아지면 금융시장에서 영향력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또한 물가안정에도 크게 기여한다. 수입물가가 그만큼 싸지고 외채를 갚는데 있어서도 부담이 줄어든다. 하지만 부정적인 면도 있다. 수출에 있어 수출 단가 경쟁력이 약화되는 면이 있기도 하며 핫머니의 유입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 핫머니(Hot Money; 투기적 이익을 찾아 국제금융시장을 이동하는 단기 부동자금)는 가끔 통화관리에 큰 부담이 되기도 한다.

환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적정 환율’이다. 적정 환율이란 말 그대로 그 나라의 경제상황에 적합한 환율수준을 의미한다. 경제상황이란 외환수급과 수출, 외국인 투자는 물론 금리와 물가수준 등이 모두 포함된 개념이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서 외화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즉 수급 상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환율이 하락하고,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환율이 상승한다. 적정 환율을 상정하는데 있어 고려해야 할 문제는 환율의 변화속도에 있다. 예를 들어 지금과 같이 환율의 하락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개인과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가 대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만약 어떤 기업이 달러당 1200원을 기준으로 1억 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을 수출하기로 했는데 환율이 급락해 1000원이 된다면 원화로 환산한 수출금액은 200억이 줄어드는 손실을 감수해야 되는 것이다.환율과 관련한 또 다른 개념으로 ‘균형 환율’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국제수지가 균형을 이루거나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 상태를 보장하는 환율이다. 환율결정이론에서 국제수지접근에 의하면 환율은 국제수지에 의해 결정된다. 보통 국제수지가 적자를 나타내면 환율은 상승하고, 국제수지가 흑자를 나타내면 환율은 하락한다. 하지만 국제수지가 적자나 흑자도 아닌 균형 상태에서는 환율은 상승하거나 하락하지 않는 균형 상태를 이루게 되며, 이때 형성되는 환율을 균형 환율이라 한다.

실증분석에 의하면 환율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요인은 미국의 달러가치다.

달러가치는 유로, 엔, 파운드 등 주요 교역상대국과의 환율을 가중평균해서 계산한다. 미국의 신용가산 금리도 원화의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한국경제는 신용등급 AA라는 매우 건전한 국가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신용가산금리가 상승하는 등 기업의 부도위험이 고조되는 때에는 환율 역시 상승압력을 받는 등 위험자산과 같은 흐름을 보이기도 한다. 통화가치에 있어 2001년 3월을 100으로 환산할 때 선진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는 84포인트(Point)임에 반해 신흥국은 122포인트(Point)다. 분석 자료에 의하면 이러한 격차의 원인은 물가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나온 환율이론이 ‘구매력 평가설’이다.‘구매력 평가설’은 국가 간의 통화의 교환비율은 장기적으로 각국 통화의 상대적인 구매력을 반영한 수준으로 결정된다는 설이다. 외국환시세를 설명하는 하나의 이론이다. 외국환시세란 2개국 간의 통화의 교환비율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외국통화를 수요로 하는 것은 그것이 외국에서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일정한 구매력을 가지기 때문이며, 그 외국통화에 대한 대가로서 일정한 자국통화를 지급하는 것은 자국통화가 지니고 있는 자국 내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구매력을 지급한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자국통화의 교환비율은 그것들이 각각의 국가 내에서 가지고 있는 구매력의 비율 즉 구매력 평가에 따라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이론이다. 즉 구매력평가(Theory of Purchasing Power Parity)의 입장에서 볼 때 환율은 결국 두 지역의 물가를 균등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상대편 국가의 물가가 가파르게 오를 때 환율이 조정되지 않으면 무역수지의 악화가능성이 있는 것이다.미국 달러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시장의 실질금리 변화 기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미국 실질금리의 변화에 따라 달러가치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즉 실질금리가 높아질 때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현재는 실질금리가 낮아 달러가 약세인 상황이다. 하지만 글로벌 자산배분을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달러자산의 편입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있다.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 국면에서도 시장 수익률을 방어해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실질금리 하락은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는 등 경기둔화 징후가 나타날 때 후행 적으로 나타나는 면이 있다. 미국의 실질정책금리와 경제성장률 추이를 살펴보면 실질 정책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를 유지하는 등 아직도 경기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행 중임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여건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때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미국의 대선이후 위험자산 선호로 포지션(Position)으로 전환한 외국인들이 그동안 매도로 일관하던 국내시장에서 이번 달 들어서만 16거래일 연속 7조원 이상을 주식을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 규모를 늘린 것 또한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 요인이 된 것이다.최근 글로벌 증시 상승요인은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이 코로나19사태 이후 소위 ‘돈 풀기’에 나서면서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또한 달려 약세에 영향을 주었다. 이로 인해 중국의 위안화와 함께 원화도 강세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확진자수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안정화 되는 모습이고, 내수와 수출 부양책을 통해 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발 빠른 대응이 위안화 강세를 이끈 요인이 된 것이다.

위안화의 움직임을 보면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원화가 위안화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동조화의 원인은 우선 중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고, 글로벌(Global) 주식시장에서 중국과 한국이 같은 신흥국으로 분류되어 있어 이머징(Emerging)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입이 양국에서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이탈하려는 자금은 이머징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하면서 한국시장에서도 매도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은 위안화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환 헤지(Hedge)수단으로 원화(￦)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에 비해 유동성이 풍부하고 거래비용이 적은 원화가 이러한 통화 헤지(Hedge)에 사용되는 것이다.기억할 것은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개선되며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교과서에서 배웠지만 현실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환율과 경제성장률의 관계를 살펴보면 환율상승 국면에서 경기가 나빠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현실을 감안할 때 수출이 부진할 경우 기업의 실적이 좋아질 수는 없다. 과거로부터 한국기업의 실적전망이 나빠질 때 외국인의 매도가 출회하였다. 보통 한국의 외환시장은 외국인에 의해 좌우되었는데, 외국인의 매도가 출현할 때 환율이 급등하였고 이로 인해 환율상승은 주가하락이라는 메커니즘(Mechanism)이 형성되었던 것이다.다행히 지금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기업들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서라도 앞서 언급한 미국의 실질금리와 신용가산금리와 연관된 달러가치의 변화(환율)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하이투자증권 부산WM센터 차호중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