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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시대를 말하다 <36> 마이클 스필러

"어느새 커피에 빠진 한국처럼 모든 건 변해"

커피전문점 인기몰이 예측에"한국인 차 더 좋아해" 일축

도심 대형 프랜차이즈, 만남의 장소로 변신

커피자판기 기억 가물가물…빠른 변화만큼 적응도 빨라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1-18 21:07:01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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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전 계획과 상관없이 모든 게 바뀌었고 이렇게 된 뒤 적응하는 방법을 알게 된 적이 있는가. 우리는 젊지만 점차 나이를 먹게 된다. 우리는 이전에 학생이었고 이어 직장인이 된 뒤 부모가 된다. 아침에 이어 밤이 오고…. 아무런 근심이 없다가도 심각해진다. 우리는 자신을 포함해 모든 게 바뀐다는 것을 알지만 평생 똑같이 유지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왜 그럴까.

'옛날 다방'을 기억하는가. 무더위 때문에 약간 축축해진, 흐린 분홍색 또는 더러운 하늘색 비닐 소파. '고전적' 느낌을 보여주려 고전적 장면을 담은 나무 액자들마다 보이던 파스텔 색상. '맥스웰 하우스'나 '맥심' 인스턴트 커피를 내놓던 '아줌마'. 거기에는 당신이나 당신이 만나는 사람들만 볼 수 있었다. 난 항상 자신에게 물어보곤 했다. 그 아줌마는 어떻게 돈을 벌까, 한국인은 왜 커피를 만들어 먹질 않을까.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도시에는 레스토랑보다 커피 전문점이 더 많다.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톰 앤 톰스' '파스쿠치' 등. 이처럼 많은 커피 전문점 대부분은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이 커피 전문점에선 강한 에스프레소와 직접 만든 커피를 제공하는데, 얘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는 이들로 붐빈다. 이는 마치 한국이 커피에 미쳐 있는 것처럼 비쳐지기도 한다. 커피는 한국 어디에서나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가 걷고 있는 해변에도 커피 전문점이 엄청 많다는 것이다. 정말 굉장하다.

더 재미있는 것은 어떤 이가 "3년 안에 도시마다 대형 브랜드 커피 전문점이 생기게 되며 그곳은 일상적인 만남의 장소가 될 것이기에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업 아이템 중 하나가 될 것"이라 내게 밝혔던 사실이다. 나는 그것을 눈으로 보게 되면 정말 믿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심지어 "한국 사람들은 차를 좋아하는 만큼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는 정말 잘못된 생각이었다. 얼마나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던지…. 나는 여전히 이런 변화가 계속돼 왔고, 늘 계속될 것이라 여기고 있다. 우리는 그냥 "와!"라며 감탄한 뒤 우리의 삶에 변화를 반영하고 이에 적응하며 모든 생활의 일부로 삼은 채 살아가지만 예전에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게 된다.

지금 나는 커피 전문점에 있다. 정말 좋은 커피 한 잔을 즐기고 있는데, 이는 수년간 그렇게 해온 것럼 느껴진다. '스타벅스'가 항상 이곳에 있다는 게 당연한 것처럼…. 나는 커피 자판기 당시의 기억이 이제 없다. 주전자도 갖고 있질 않다. 더이상 내 바지 주머니에 동전을 넣어놓지도 않는다. 변화에 맞춰 살고 있는 것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가 너무 유명하다는 사실에 놀랐던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인간은 항상 변화에 놀라게 되지만 재빨리 적응하고 짧은 추억을 남긴다. 이게 사실이라면 우리가 수평선 위의 새로운 변화에 대해 충격을 받거나 두려워할 이유가 있을까. 언제나 새로운 변화는 우리 곁에 다가오는데 "내가 그것을 눈으로 보게 되면 믿는다"고 했다니…. 변화에 적응하도록 강요받을 때까지 그것을 깎아내린다면 우리가 무얼 얻을 수 있을까.

고정된 삶의 틀에서 벗어나 사물을 다르게 볼 수 있도록 해줬기 때문에 내가 외국에서 일을 해온 것은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는 나 자신을 변화하도록 했고 어떻게 그것이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도록 해주었다. 또 이는 사람들이 많은 변화를 겪고 있으며 그럼에도 이따금 변화 자체를 실감하지 못한다는 점을 상기시켜줬다. 이는 그들이 삶의 변화에 적응한 나머지 그 변화를 감지하기를 그만두었기 때문일까. 여기서 내세우고 싶은 점은 우리가 변화를 알고 있다면, 그 방식으로 바꾼다는 것을 안다는 것인데, 왜 그토록 우리는 변화를 반대할까. 다음 번에는 여러분이 변화에 놀라워하면서도 왜 그렇게 하는지 자문할 지도 모르겠다.

경성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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