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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명품 <34> 사천 다자연 녹차원

모래밭 47㏊가 녹차밭으로… 평지론 국내 최대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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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양호 댐 보강 위해 들판 일부 수몰되자 온갖 반대 무릅쓰고 쌀 대신 녹차나무 심어
- 2007년 5000만 원, 올해 30억 매출 기대… 평지라서 규모화 및 기계화 가능해 성공

2001년 진양호 댐을 보강하면서 경남 사천시 곤명면 금성마을 들판 일부가 수몰되게 됐다. 농토 일부가 사라지자 수자원공사에서 일부 수몰지역 땅을 높여 대체농지로 만든 뒤 농가에 분양했다. 농민들은 자갈과 모래 투성이인 이곳에 농사를 지을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척박한 토지에 잘 자라는 콩이나 고구마를 심었고 이후 엄청난 변신을 했다. 현재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단일포장으로는 최대의 면적을 자랑하는 평지녹차원으로 탈바꿈해 새로운 소득원으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했다. 모래밭에 차나무를 심은지 6년 만의 일이다.

■자갈밭에 일군 녹차밭

   
경남 사천시 곤명면 금성마을 다자연 녹차원에서 3대의 채엽기가 올해 마지막 녹차를 수확하고 있다.
경남 사천시는 2000년부터 주민들의 소득원 개발을 위해 특화작목 개발을 고민하다 자갈밭으로 변해 버린 금성마을에 대규모 차밭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에는 한미 FTA 등의 영향으로 쌀농사를 대체할 작목개발이 과제였다. 거기에다 2000년대 초반까지 녹차산업은 호황을 유지하고 있어 가능성이 있었다. 특히 자신의 감나무밭 1만5000여㎡를 미련없이 베어내고 녹차나무를 심는 등 녹차생산에 의욕을 갖고 있던 지금의 다자연 녹차원 이창효(65) 대표이사와 의기투합되면서 본격적인 추진이 이뤄졌다.

사천시는 남강댐 보강공사가 한창이던 2001년부터 녹차밭 조성을 계획해 오다 본격추진은 2002년 11월에야 시작됐다. 우선 금성마을 뒤 대체농지 47.7㏊의 지주 96농가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다. 그러나 대다수 농민의 반응은 싸늘했다. "농사도 못짓는 자갈밭에 웬 녹차냐", "경험도 없는 사람들이 녹차를 심었다가 실패하면 어디서 누구에게 하소연 하나" 등의 냉소적 반응이 쏟아졌다. 나중에는 "하동이나 전남 보성군처럼 수백년의 노하우가 있는 전문단지에서조차 녹차산업은 끝났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이제 시작하려는 것은 미친 짓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사천시는 주민 설득에 나섰다. 끝까지 반대하는 4가구는 영농조합법인이 차나무 식재비를 부담하고 농지를 장기임차하는 조건으로 참여를 유도했다. 단 한 농가라도 참여하지 않으면 기계화에 필요한 녹차단지를 조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자연 녹차원내 녹차홍보관에 전시돼 있는 상품들.
2002년 가을부터 2003년 봄까지 심은 녹차나무는 잡초에 가려 햇볕을 보지 못해 시들해졌다. 거기에다 제초제를 살포하지 않고 인력을 동원해 잡초제거를 하는 과정에서 아르바이트생이나 일꾼들이 상대적으로 성장이 약한 차나무를 구별하지 못하고 잡초와 함께 뽑아버려 실패를 맛봐야 했다. 이 때문에 다음해부터는 모든 포장에 잡초가 자라지 못하도록 부직포를 깔고 차나무를 심어 뿌리를 내렸다. 그러나 어린 나무를 심었기 때문에 수확까지의 3∼4년 동안 추위에 약한 차나무의 동해예방에 각별한 정성이 필요했다.

녹차나무는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해야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차맛이 우수한 녹차를 생산할 수 있다. 그래서 다자연 녹차원에서는 맞춤형 비료를 사용한다. 계분(닭똥)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사질의 토양에 영양분이 씻겨 내려가지 않도록 코팅처리된 비료다. 이곳의 녹차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거름을 먹고 자란다. 25㎏들이 한 포대에 2만3800원으로 일반비료보다 거의 2배가량 비싸다.

비료를 살포하는 시기도 녹차잎에 영양소가 충분히 흡수될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한다. 경제성과 상품성의 극대화를 위해서다. 5월에 녹차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3월에 비료를 살포한다. 7월에 녹차를 채취하려면 이 때는 나무의 활성도가 높기 때문에 6월 초순까지 비료주기를 끝낸다. 이처럼 철저한 과학영농과 친환경 농법으로 건강한 차잎을 생산해 상품성을 높여 왔다.

■규모화 기계화로 경쟁 이겨내

   
다자연 녹차원의 연못공원 조감도.
2004년 설립한 녹차원영농조합법인의 이창효 대표는 매일 아침 7시쯤이면 출근해 녹차밭 한바퀴를 둘러보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다. 자식같은 녹차나무가 잘 자라야 자신을 믿고 땅을 맡긴 지주들에게 보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03년 녹차나무를 심기 시작해 첫 수확을 한 2007년까지 온갖 어려움을 참으며 자신을 믿고 기다려 준 조합원에게 보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씨는 조성 초기부터 하동 화개농협 녹차공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공장장을 전무로 전격 영입해 총괄업무를 맡겼다. 또 채엽포 관리와 마케팅분야에도 수십년의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를 함께 일하자고 설득했다.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업무를 분담시켜 전문성을 높였다. 이런 노력 끝에 2007년 첫해 5000만∼6000만 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2008년에는 5억여 원, 지난해에는 20여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30억 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돼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자연 녹차원은 녹차한잎과 녹차두잎, 티백 등 모두 5종의 자체생산 브랜드가 있다. 인지도가 낮아 아직은 시장점유율이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동서식품이나 롯데음료 등에 1차 가공된 차잎을 판매하기 때문에 물량이 늘 달린다. 지난해에는 모두 135t을 생산했으나 주문량만 230t에 달했고 올해도 모두 160t의 생산이 예상되지만 지금까지 주문량만 300t에 달한다.

다자연 녹차원의 성공 요인은 규모화와 기계화에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평지녹차원이라는 자랑처럼 47.7㏊의 녹차밭 모두가 같은 높이로 이뤄져 있다. 바둑판처럼 만들어진 차밭 사이로 만들어진 농로에는 자동차나 채엽기, 살수차 등의 기계장비가 자유자재로 다닐 수 있다. 높이 1m가량으로 자라고 있는 차나무 사이로는 채엽기가 누비며 잎을 자르고 있다. 3대의 채엽기로 7∼8명이 20여일이면 47.7㏊ 모두의 차잎을 채취할 수 있다. 손으로 일일이 차잎을 채취한다면 같은 기간 1000명이 동원돼도 하기 어려운 작업량이다.
다자연 녹차를 전국의 농협매장에 납품하는 것도 고려했으나 물건 진열을 위해 30여억 원의 금융부담을 안아야 하기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 조합원의 불안을 덜어주고 안전한 경영을 꾸려가기 위해서다.

이창효 대표이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녹차산업은 끝났다고도 하지만 과학적인 영농과 새로운 마케팅을 도입하면 얼마든지 신성장 산업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녹차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면서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만들어 새로운 차원의 농업 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 다자연 녹차원 이창효 대표

- "휴식과 체험 가능한 테마 녹차원 만들 터"

   
"앞으로의 우리 농업은 관광과 접목시키는 등 새로운 메리트를 개발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합니다. 또한 억지로 알리기 보다는 편안하게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야만 찾아오는 관광이 됩니다."

이창효(사진) 대표는 다자연 녹차원을 테마가 있는 관광특구로 만들어 연간 100만명이 찾는 특급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꿈을 갖고 있다. 그는 손익분기점을 넘어 흑자를 바라보는 등 다자연 녹차원이 성공을 이루자 이번에는 관광농업을 화두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전문 경영인다운 발빠른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이 대표는 지난해 관광농업 전문컨설팅사에 용역을 의뢰해 친환경 녹차랜드 조성계획을 세우고 이를 차근차근 실천하고 있다. 47.7㏊의 녹차밭 전체를 체험과 휴식, 조망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조성해 농업에 문화와 여가가 함께하는 곳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녹차홍보관 옆 300여㎡에 7억여 원을 들여 짓고 있는 2층 규모의 녹차문화센터가 올 연말까지 완성되면 녹차덖기와 비비기, 말리기 등 녹차 만들기와 도자기 제작, 녹차비누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또 2000여㎡의 연못에는 수상 찻집을 만들고 음악분수를 설치해 운치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가시연이나 수련, 수초 등을 심은 생태학습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녹차밭 곳곳에는 녹차가든이나 생태체험장, 쉼터, 전망대 등을 만들고 은행나무길, 메타세콰이어길, 진달래원, 구절초원 등도 조성한다. 녹차원 중앙에는 타워형 전망대를 설치하고 7㎞가량의 제방 곳곳에는 쌈지공원인 하늘정원을 꾸밀 계획이다. 특히 2㎞가량 떨어진 완사역을 통해 철도를 이용하는 관광상품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앞두고는 휴식이 있는 체험관광이 성공할 수 있다"며 "녹차를 관광과 융합시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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