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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환경교육센터와 함께 하는 환경 이야기 <12> 인간도 배우는 식물의 생존전략

털 향 액체 즙 통해 동물들이 못먹게 방어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8-25 19:38:2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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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씀바귀 꽃.
처서가 지났는데도 연일 폭염이 기승인 요즘, 푸르고 무성한 숲은 우리에게 한없는 위안을 준다.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들이 가뭄이나 추위, 그리고 곤충과 다른 동물들에게서 잘 견뎌내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 어떻게 삶의 악조건을 이겨내며 이렇게 풍성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식물들의 삶의 전략에 대해 살펴보자.

흔히 망개라고 부르는 청미래덩굴 어린잎에는 누렇게 변한 반점 무늬가 있다. "나는 병들어서 먹을 수 없어요"라며 자신을 위장하고 있다가 동물과 나누어도 될 정도로 잎이 많아지면 이 무늬가 사라진다는 놀라운 사실. 소화가 안 되는 털로 몸을 감싸 자신을 보호하는 식물도 있다. 바닷가에서 많이 자라는 예덕나무의 잎에는 털이 수북하다. 이 털은 벌레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주는데, 긴 털을 가진 식물체는 곤충이 그 털에 감겨 죽거나, 털 때문에 주둥이가 잎에 닿지 않도록 해 피해를 줄인다. 그리고 나뭇잎의 털이 소화 장애를 일으키므로 털이 많은 식물은 동물들이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잎에 털이 많이 난 사과나무와 털이 거의 없는 사과나무의 경우, 털이 없는 쪽의 피해가 훨씬 크단다.

나는 숲에 가면 비목나무나 생강나무 잎을 뜯어 겉으로 드러난 피부에 바른다. 곤충들이 싫어하는 향과 물질을 내어 접근을 막기 때문에 모기를 피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실제로 팔에 바르면 모기가 다가오다가 튕겨나가듯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 선조는 예로부터 향이 나는 식물을 이용해 모기를 쫓았다. 초피(제피)나무 열매껍질은 추어탕에 넣어 비린내와 쉬 상하는 것을 막았는데, 이 나무를 마당에 심으면 모기를 쫓는 역할을 했다. 마른 쑥대를 말려서 태워 한여름밤 모기를 쫓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배초향(방아), 향유, 누린내풀, 산괴불주머니, 약모밀, 누리장 등도 향기를 내는 식물들이다.

살짝 꺾으면 나오는 노란 물이 갓난아기 배내똥과 비슷하다 하여 애기똥풀. 숲에서 모기에 물렸을 때 바르면 금방 가려움이 없어진다. 손톱에 물들이기도 하는 이 풀은 끈적거리는 즙으로 자신을 지킨다. 쌈 사먹고 김치 담아 먹기 좋은 씀바귀, 민들레, 고들빼기 또한 희고 끈적거리는 즙을 낸다. 곤충들에게는 고약한 맛이며 독을 가진 즙이지만 인간들에게는 오히려 약이 되니 이들의 전략이 실패한 것일까. 사실 식물들이 자기 전략을 아무리 강하게 짜도 그것을 이용하는 존재는 분명히 있다. 그러니 최소한의 생존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가시로 몸을 지키는 식물도 있다. 아까시나무, 산초나무, 두릅나무 등이 유명하다. 가만히 서있는 식물은 아무 능력이 없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살아가는 전략을 짜는 능력은 사람보다 더욱 뛰어나다. 한여름의 막바지, 그늘 깊은 숲에 들어가 심신을 달래며 식물들의 생존전략을 살피며 삶의 전략을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정주혜·숲 연구소 부산경남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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