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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발전 위해 물질적 시설보다 정신적 토양 갖춰야”

국제아카데미 19기 11주 차 강연- 차현진 한국銀 금융결제국 자문역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22-06-23 20:00:44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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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伊베니스 타산지석 삼아 정책 마련
- 부산시민엔 도시에 대한 애정 강조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니스는 부산과 닮은꼴입니다. 관광 베니스영화제 카니발 등으로 이름을 떨치면서 매년 3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죠. 하지만 현지 주민은 기회만 있으면 떠나고 싶어합니다. ‘도시’를 물질적 시설을 중시하는 어반(urban)만 강조하고 정신적 토양인 시비타스(civitas)를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 차현진 자문역이 부산의 발전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류민수 프리랜서
지난 22일 오후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아카데미 19기 11주 차 강연에는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차현진 자문역이 ‘부산에서 만난 세계’를 강연했다. 부산이 베니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부산의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차 자문역은 2018년 7월부터 1년간 한국은행 부산본부장을 맡으며 부산을 짧은 기간 경험했지만 외부인의 시각으로 부산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와 서울신문 등에 고정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삼프로티비’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차 자문역은 “베니스라는 도시가 어반은 완벽했으나 시비타스가 없기 때문에 시민은 기회가 되면 떠나려고 한다. 누구를 위한 관광지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부산도 이런 고민을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인구 25만 명에 불과한 베니스는 해마다 30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개방도시로 성장했지만 쓰레기는 넘치고 치안은 엉망이 되는 등 실제 거주민에게는 좋은 곳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떠나고 싶어하고 실제 인구도 절반 이상이 줄었다. 부산이 200개국이 참가할 2030세계박람회에 몰두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차 자문역은 시민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물질적 시설인 어반을 강조하는 것으로 봤다. 그는 “부산의 주요 현안인 동남권 메가시티 가덕신공항 2030엑스포 등 대부분이 어반에 관한 것”이라며 “정신적 토양인 시비타스를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산이 어디를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1600년대 초 일본이 부산에 왜관을 설치할 때는 바다를 봤고, 중국은 차이나타운을 건설하면서 육지를 봤는데 부산 사람도 지도를 펼쳐놓고 과연 부산은 어디를 바라봐야 할지 명확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부산이 주변 지역을 아우르는 용광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에 살면서도 자신을 마산 통영 거제 사람이라고 여기는 이가 여전히 많고, 신항 명칭 문제로 부산과 창원이 갈등을 빚는 등 주변 지역과 유대의식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차 자문역은 부산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를 낳으면 애정을 갖고 이름부터 지어주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부산항 여객부두처럼 이름도 없이 기능으로 불리는 곳이 있고, 부산의 항만에 대해 잘 모르는 시민이 태반이다”며 “부산 사람이 부산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 시비타스가 성장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부산시 이성권 경제부시장 내정자는 “부산에 대한 애정어린 충고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부산이 엑스포 가덕신공항 등 어반을 중시하는 정책을 펴면서도 ‘15분 도시’ 등 지역 주민을 위한 시비타스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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