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유일 R&D 평가·분석 시스템
- 중앙정부 지원사업 모니터링 확대

“부산산업과학혁신원은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연구개발(R&D) 투자 방향 수립·성과평가·예산배분조정에 이르는 총괄적인 지역 R&D 사업 평가·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야에 연구개발 투자를 집중해야 지역 발전을 극대화 할 수 있을지 방향을 제시하는 개념입니다.”

서용철 부산산업과학혁신원장이 부산시의 연구개발 평가·분석 제도를 설명하고 있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비스텝·BISTEP) 서용철 원장은 다른 지역 유사 기관과의 차이점으로 비스텝의 연구개발 투자 평가·분석 기능을 꼽았다. 이 시스템은 지역 연구개발 예산이 잇따라 증가하는 가운데,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 도입됐다. 중앙정부의 성과 평가 제도를 벤치마킹해 ‘부산 맞춤형’ 지표를 만들었다. 2019년 ‘제1차 부산시 연구개발사업 성과평가 기본방향’을 수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비스텝과 부산시는 이 성과평과 결과를 다음 해 연구개발 예산 배분에 활용한다. 전국 지자체 중 이런 평가 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부산이 유일하다. 서 원장은 “예산 낭비를 줄이고, 연구개발 사업의 지역 기여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비스텝의 연구개발사업 성과 평가는 크게 자체평가, 상위평가로 구성된다. 자체평가는 사업관리자가 수행한다. 사업 계획 적절성, 성과 달성도, 성과의 질적 우수성 등이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다음 단계에서는 자체평가의 적절성을 점검한다. 항목별 기준에 근거해 점수를 매긴다. 성과 평가가 끝나면 결과 처리로 이어진다. 평가 점수를 종합해 등급을 부여하는 과정이다. 80점을 넘은 사업은 ‘우수’, 60점 미만은 ‘미흡’ 평가를 받는다. ‘우수’ 사업에는 예산을 늘리고, ‘미흡’ 사업은 예산을 줄이도록 건의한다.

서 원장은 “평가할 때 다른 사업보다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성과에는 가산점을 주지만, 단순히 양적 지표를 이용해 성과를 부풀리거나 과하게 포장하면 점수를 깎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평가분석 시스템 강화를 위해 지역 연구개발 사업 모니터링 확대 등을 주문했다. 현행 제도는 부산시가 주도하는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탓에 중앙정부에서 연구개발사업 수행자에게 직접 지원되는 사업은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2017년 부산지역에서 공공분야 연구개발 예산은 9021억 원 수준으로 이중 절반이 넘는 5864억 원이 중앙정부가 사업수행자에게 직접 지원한 예산이었다.

서 원장은 “비스텝은 지역 연구개발 사업 평가와 정책 제안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곳인데도, 그동안 학계·산업계와 달리 인지도가 낮았다”며 “앞으로 시민에게 친화적인 방법으로 연구개발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일본 동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부경대(토목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산학협력단장·신산학융합본부장, 전국 링크플러스산업단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한 산학협력 분야 전문가이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