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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도시 간 네트워크로 어울려 사는 메타시티 필요”

국제아카데미 18기 16주 차 강연 건축가 승효상 이로재 대표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21-10-07 19:48:19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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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형 건축, 서양에선 폐기
- 우리는 서구화로 착각해 쫓아”

“서양은 아파트형 건축에서 벗어나 동양 문화인 ‘윤리’를 건축에 접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서양에서 실패로 규정하고 폐기한 아파트형 건축을 지금도 따르고 있습니다. 메가시티가 아니라 인간의 삶과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메타시티’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건축가 승효상 이로재 대표가 지난 6일 부산롯데호텔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건축가 승효상 이로재 대표는 지난 6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아카데미 18기 16주 차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떤 도시에 사는 것이 마땅할까’를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지난해 말 ‘타임지’가 코로나를 1년 겪은 뒤 2020년을 최악의 해라고 밝혔지만 제가 아는 한 최악은 100년 전인 1918년에 일어난 스페인 독감”이라며 서두를 열었다. 당시 서양은 물질의 자유를 추구하는 산업혁명으로 전 인구의 75%가 도시로 몰려들면서 각종 환경 문제가 일어났고, 1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부상병이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스페인 독감이 유행하게 됐다. 그는 “이렇게 유행한 스페인 독감에 전세계 16억 명 중 5억 명이 걸리고 5000만 명이 사망했다. 지금의 코로나19는 78억 명 중 3%가 걸리고, 그 중 0.62%가 사망한 것으로 비교할 수도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도시와 코로나의 상관 관계를 언급한 것은 인간관계 등 소프트웨어는 외면한 채 빽빽한 아파트 등 하드웨어에만 열광하는 한국의 주택문화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 승 대표는 “서양에서는 20세기 최고의 건축가로 꼽히는 프랑스 출신 르 코르뷔지에가 공동주택인 아파트를 제안한 이후 건축의 척도로 삼는 모듈까지 개발하면서 아파트 붐이 일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먹는 곳, 자는 곳, 노는 곳을 구분해 도시를 설계했으나 서로 뒤엉키면서 갈등이 빚어졌고, 이로 인해 살인 등 범죄가 속출하자 17년 만인 1972년에 다이너마이트로 마을 전체를 폭파시켜 버린 것이다. 이후 서양에서는 마스터플랜에 의한 건축이 사라지게 된다.

문제는 서구에서 폐기한 건축 문화를 서구화로 착각해 우리나라가 뒤따른 데다 오히려 더 심화시킨다는 점이다.

승 대표는 “경기 성남시의 분당은 불과 5년 만에 50만 명이 사는 도시가 되는 놀라운 일을 이뤄냈지만 서양의 도시계획사에는 기록되지 않는다. 도시 성공이 아니라 ‘부동산 성공’이며 도시를 섹터화하면서 사회 분열을 이끈다는 이유에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는 한국을 아파트 공화국으로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며 “아파트에 사고 파는 재화의 개념이 접목되면서 자연 파괴, 대인 기피, 밀실화, 개별화가 심화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그는 메타시티를 주장한다. 메타시티란 기존 도시의 단순한 결합을 의미하는 메가시티에 대항해 도시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이 없도록 어울려 사는 것이 보태진 도시 형태다. 승 대표는 “옛 달동네가 골목 우물 마당 등을 공유했듯 지금도 개별 주택마다 모든 시설을 다 넣을 게 아니라 마을 단위 또는 마을 간 연계해 시설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사람 간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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