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세대 눈높이 수업 절실
- 블렌디드 교육 중요성 높아져
- 미래 인재 키울 방안 고민 중”

“제 수업의 모토는 쉽고 재미있고 감동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전문성, 재미있게 알려줄 수 있는 교수법, 감동을 주는 철학과 방향성을 두루 갖춰야 하죠. 교육연수원은 바로 이러한 역량을 키우는 곳입니다.”

이미선 부산교육연수원장이 연수원의 지향점을 설명한 뒤 웃고 있다.

지난달 부산시교육청 산하 부산교육연수원장에 취임한 이미선(60) 원장은 29일 시민에게 생소한 교육연수원을 소개해달라는 부탁에 이 같이 답했다.

그가 블렌디드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렸을 때부터 영상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수업 내용을 잘 전달하려면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아이폰 등장을 기점으로 시대를 가르는 BJ(Before Jobs·비포 잡스)/AJ(After Jobs·에프터 잡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금 세대는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며 “아이들은 첨단으로 달리고 있는데 교사는 여전히 과거에만 머물러선 안 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연수원이 위치한 연제구 연산동 토곡은 이 원장에게 각별한 곳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결혼하기 전까지 살던 곳이라 고향과 같다. 교사가 되고 나선 수업 우수사례 강사로 시작해 학급경영, 인성교육, 진로교육, 혁신교육 연수 강사로 해마다 찾았던 곳이라 더 익숙하고 친근하다.

취임한 지 이제 한 달 남짓 됐지만 그는 철학과 방향성, 시대를 읽는 힘에 중심을 두고 연수원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주어진 교과서를 잘 외우고 지필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아이가 필요한 시대가 아닌 만큼 교사와 교직원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는 협업하는 능력, 창의력,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상상력을 키우는 게 필요한데 여전히 우리 교육 현장은 당장 눈앞의 성적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시대의 흐름을 읽고 미래 인재를 키울 수 있도록 교육 관계자부터 더 많은 고민과 연수가 이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교사와 교직원이 연수원을 찾도록 할까. 이 원장이 임기 동안 짊어져야 할 고민이다. 그는 “자발성은 힘이 세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 춤추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인문학과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포함시키는 등 새로운 배움뿐만 아니라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연수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선배 교육자로서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한 마디를 물었다. 그는 “길을 가다 우연히 ‘세상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는 문구를 봤다. 우리가 세상 낮은 곳 ‘그래도’와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귀한 아이들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기꺼이 이 길을 가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