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례 만들어 자문위·지원센터 설치
- 국공유지 등 포함한 활용방안 구상
- 주민도 자발적 참여하면 선례될 것

최근 부산에서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곳곳에서 추진된다. 특히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그린시티(옛 해운대신시가지) 내 90% 이상의 단지에 리모델링 열기가 고조된다. 리모델링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해운대구 홍순헌(58) 구청장에게 1일 사업 구상과 방향을 들어봤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이 해운대그린시티 리모델링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홍 구청장은 “해운대그린시티는 부산의 최초 계획도시로 오늘날 해운대를 만든 기반이지만 노후화로 인해 인구 유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어느 지역보다 생활 인프라와 교육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이 조성되면 인구는 유입될 것”이라며 “구는 해운대그린시티 전반의 체질 개선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주민의 염원인 아파트 리모델링을 행정적으로 지원하고자 조례를 제정했다”고 말했다. 해운대그린시티는 한때 인구가 10만 명을 넘어서면서 전국 신도시 개발의 성공 모델로 꼽혔지만 대부분 아파트 단지가 준공 20년을 넘어서면서 인구는 서서히 유출돼 지난해 기준으로 9만271명이다.

도시계획 전문가인 홍 구청장은 “해운대신시가지 조성 당시 제외됐던 제척지와 국공유지를 포함한 일부 유휴부지를 모두 찾아내 송정과 청사포 등 주변 해안 지역까지 아우르는 공간 활용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해운대그린시티를 일자리가 있고, 자족 기능이 가능한 도시로 재창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해운대구는 조례에 근거해 공동주택 리모델링을 위한 자문위원회와 지원센터를 설치한다. 자문위는 주택 정책 수립, 제도 개선 방안 등 리모델링 전반을 자문하는 기구로, 구의 담당 국장 구의원 건축·구조·설비·주거환경·도시계획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다. 핵심은 지원센터다. 센터는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부터 설계자와 시공자 선정, 유형별(대수선, 증축) 분류 등 리모델링 사업 전반의 맞춤형 업무를 지원한다. 그는 “리모델링을 위한 조합 구성과 사업계획서 작성을 위한 업무 용역에 드는 비용을 지원할 것이며 ‘리모델링 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가 제정되면 더욱 적극적으로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조례는 리모델링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사업 부담금, 일반회계 전출금 등 재원을 명시하고 구체적인 지원 방법까지 규정한다.

이에 맞춰 해운대그린시티 아파트 단지 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해운대그린시티 내 44개 단지 중 28개 단지 입주민으로 구성된 해운대그린시티 리모델링 연합회가 발족했고, 현재 15개 단지는 리모델링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상태다. 홍 구청장은 “아파트 리모델링의 성공 여부를 놓고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공언했다.

홍 구청장은 끝으로 “해운대그린시티 리모델링은 좌동과 해운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성 10년이 넘은 북구 화명신도시와 기장군 정관신도시 등 부산 전역에 적용될 중차대한 현안으로, 이번 기회에 지역 신도시 재생의 선도적인 역할도 해보려 한다”고 역설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