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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위기 땐 남의 것 뺏지 않고 새 길 만들면 된다”

국제아카데미 18기 8주 차 강연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

  •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  |   입력 : 2021-06-17 19:55:55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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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간 국내 물류역사 개척 주역
- “힘들어도 자신에 부끄럽지 않아야
- 30대 임원 배출… 청년에 기회 줘”

‘그’는(성균관)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했지만 무역학 강의를 더 많이 들으며 해운업을 배웠다. 첫 직장은 1988년 입사한 일본계 해운회사 한국 대리점. 일본 회사를 위해 열정을 쏟기엔 나답지 못하다는 생각에 일주일 만에 그만두고 포워더사(화물 운송 주선업)에 들어갔다. 기대와 달리 배가 없는 ‘NVOCC(Non Vessel Operating Common Carrier, 선박을 보유하지 않은 무선박 운송인)’ 회사였다. “왜 배가 없느냐”고 묻는 혈기 왕성한 사회 초년생을 사장은 “부산항 배가 다 우리 배”라는 호기로운 말로 눌러 앉혔다.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이 지난 16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아카데미 18기 강연에서 위기 대처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예은 프리랜서
그때부터 영업을 뛰었고, 당시 회사 수입의 반을 벌었다고 ‘감히’ 자신한다. 6개월마다 승진을 거듭했다. 그렇게 2년, 다시 그는 사장에게 물었다. “돈을 벌었으면, 배를 사야 하는 것 아니냐. 왜 N자를 뗄 생각(VOCC, 배를 가진 운송인)을 안 하느냐”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법’이라는 답을 들은 그날 밤, 사표를 썼다. 내 배를 갖고 해운회사를 만들겠다는 열망이 간절했던 28세 청년은 1990년 부산 중앙동의 보신탕집 2층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31년이 지난 지금, 그는 650여 명의 임직원과 함께 연 매출 2000억 원을 올리는 대한민국 물류업계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 16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아카데미 18기 8주 차 강연자는 팬스타그룹의 김현겸 회장이다. 본 강연(‘부산 사람들이 알면 좋은 해운 상식’)에 앞서 김 회장은 지난 30년간 쉼 없이 대한민국 물류 역사를 개척했던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팬스타그룹은 2002년 국내 최초로 페리에 크루즈를 도입해 ‘크루즈 페리’라는 말을 만들었고, 해운 물류 기업 최초로 일본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통관면허를 획득했으며, 일본항에 전용 선석을 가질 만큼 ‘최초’의 기록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강의 제목에 대해 김 회장은 “부산의 한 해 지역총생산액 90조 원 중에 45%(40조 원)가 해운관련 산업에서 창출될 정도로 부산과 해운은 너무도 밀접해 간단한 상식들로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선박의 종류에서부터 크루즈 산업, 한진해운 파산 뒤 쑥대밭이 된 전 세계 물류, 부도 위기에서 자신을 전폭적으로 믿어 준 일본의 선박 회사 회장과의 인연 등을 이야기 한 뒤 ‘갱단의 어원이 해운업에서 나왔다’는 깜짝 상식도 들려주었다. 그는 “벌크선에 화물을 싣는 선창(홀더)이 있는데, 홀더에서 작업할 인부가 필요할 때 ‘2갱 불러라, 5갱 불러라’ 한다. 이것이 마피아의 갱단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언제 가장 힘들었냐는 한 원우의 질문에 “사스, 리먼 브러더스 사태, 세월호 등을 거쳐 코로나19까지, 매번 위기가 왔지만 여유 있을 때마다 항로를 개설하고 관련 산업에 투자하면서 극복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사업을 하다 보면 어려운 일이 많지만 자기한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남이 하는 것을 뺏어오지 말고, 새로운 길을 만들면 된다. 우리 회사는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일할 기회를 많이 주자 싶어 30대 임원을 배출하고 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도 우리를 벤치마킹하지 않았나 싶다”며 유쾌한 웃음으로 1시간40분의 강연을 마무리했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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