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로 비대면 영업전략 강화
- “빅데이터 기반 고객 수요 파악
- 어려울수록 현장 목소리 들을 것”

최근 금융권에 ‘여풍’이 불고 있다. 첫 여성 은행장이 나오고, 은행마다 여성 임원의 비율을 늘리고 있다. BNK금융그룹도 최근 단행한 승진 인사에서 허영선(55) 상무를 BNK부산은행 동부영업본부장으로 발탁했다. 20일 남구 문현동 부산은행 본점에서 허 상무를 만났다.

허영선 BNK부산은행 동부영업본부장이 영업 전략에 관해 말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큰 직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동안 지점에서만 근무해 본부 사무실이 조금 어색하지만 열심히 적응하고 있습니다.”

은행의 꽃으로 ‘영업’이 꼽힌다. 부산은행은 동부와 중부, 서부 등 3개 본부로 나눠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춰 영업한다.

“제가 맡은 동부영업본부는 해운대구 수영구 남구 기장군 금정구 등에 34개 지점이 있습니다. 해운대구의 대형 관광 인프라와 센텀산업단지, 금정구 금사공단이 주요 영업 구역이지요. 수영구와 남구는 주택 밀집지역이라 주택 가격에 민감한 동네예요. 각 지역의 특징에 맞게 영업 전략을 짜고 지점을 관리하는 것이 제 일입니다.”

그는 코로나19로 은행의 영업 전략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마다 ‘언택트’ 영업에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온택트’ 영업에 적응하는 단계입니다. 예전에는 시간을 두고 친분을 쌓은 ‘대면 영업’이 대세였지만, 이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짧은 시간 내에 업무를 처리하는 ‘비대면 영업’으로 바뀌었죠. 부산은행 역시 비대면 채널을 늘리고 디지털 기술 개발을 앞당기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허 상무는 지금 시기에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어려울 때 돕는 것이 금융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은행은 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이자 유예와 대출기한 연장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어요. 물론 은행의 리스크 부담이 크지만 이 시기만 넘기면 다시 사정이 나아질 곳이 많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고 선별 대응하면서 은행과 기업이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죠. 특히 해운대 관광 분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영업을 통해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허 상무는 문화여고와 경성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부산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해운대 벡스코, 부산진구 범내골, 동래구 사직동 등의 지점장과 연산동금융센터장 등을 역임했으며, 부산은행 내에서 영업 전문가로 손꼽힌다.

“입사하고 처음 발령받은 곳이 국제금융부였어요. 결혼 후에는 서울 주요 지점에서 근무했고요. 이런 이력이 남들보다 빨리 금융 트렌드를 익히는 데 도움 된 것 같아요. 또 노조에서 부위원장을 맡아 여직원의 권익 실현에 앞장서며 ‘남자들과 같아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 나름의 노력 끝에 비교적 빨리 여신 업무를 맡아 영업을 배운 것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된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이 자리에서 멋지게 역할을 하며 후배들에게 용기를 주는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