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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은 시대를 읽는 방법…다양한 기획 지향”

오늘의문예비평 김필남 차기 편집주간

  • 국제신문
  • 민경진 기자 nmin@kookje.co.kr
  •  |  입력 : 2020-10-13 20:05:47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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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30주년 지역 최장수 비평지
- 열악한 재정 연대의 힘으로 버텨
- 도서출판 오문비로 독립출판도

“비평은 ‘시대를 읽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오늘의문예비평(오문비)의 1991년 창간호엔 민주주의 열망과 비평 정신의 당위성이 담겼고, 가장 최근 펴낸 가을호특집은 ‘코로나19’를 주제로 삼았죠. 이처럼 한 시대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글로 본다면, 비평이 그렇게 어렵게만 느껴지지 않을 거예요.”

부산 최장수 비평전문지 오늘의문예비평(오문비)의 김필남 차기 편집주간이 오문비의 차별화와 방향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부산의 최장수 비평전문지 오문비가 내년이면 30주년을 맞는다. 내년 봄호부터 새롭게 오문비를 이끌어나가게 된 김필남(39) 차기 편집주간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편집주간은 2009년 봄호의 편집장을 시작으로 오문비와 인연을 맺었으며, 3년의 임기를 마친 후 최근까지 편집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편집주간은 “이 자리를 맡기까지 사실 오래 고민했다”며 “부담감도 있었고 내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문비를 계속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과 책임감으로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편집주간이 ‘책임감’을 언급한 것처럼 오문비의 운영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 여느 잡지들처럼 재정 문제가 가장 큰데, 편집위원들은 사실상 무보수로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발행한 가을호는 7명이 만들었지만, 내년 펴낼 봄호부터는 그나마 두 명이 줄어든다. ‘없어지고도 남을 만한’ 어려움 속에서도 오문비가 유지될 수 있었던 건 ‘사람’의 힘이 컸다. 김 편집주간은 “선배 평론가의 희생, 지역 출판사의 도움이 있었다”며 “좋은 필자들이 적은 원고료에도 기꺼이 글을 써준 덕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뿌리내린 오문비는 부산에서 비평문화를 조성하고 평론가를 키워내는 토양이 됐다. “타 지역에서는 평론으로 등단하고 나면 서울로 떠나는 경우가 많지만, 부산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평론가가 있어요. 오문비가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오문비는 현재 시 소설 등의 작품을 싣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2017년 봄호부터는 ‘도서출판 오문비’를 만들어 독립출판의 길도 걷고 있다. 보통 출판사가 소설집 시집 잡지류를 함께 발행하지만, 도서출판 오문비는 오직 오문비만 펴낸다. “출판사들이 시집 소설집을 내고 이것을 자체 발간하는 잡지에서 리뷰로 다루는 경우가 있는데, 오문비는 그런 점에서 독립적이에요. 또 메이저 출판사의 작품, 유명 필진보다는 새로운 필진을 발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짧은 글을 쉽게 소비하는 요즘과 같은 시대에 오문비가 다루는 긴 호흡의 글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김 편집주간은 담론을 이끌어가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는 소신을 내놨다. “똑같은 주제라도 짧은 지면에 다루는 것과 원고지 50매에 담는 글은 다를 수밖에 없어요. 충분한 비평을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글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정 위기와 인력 부족이라는 어려움 속에서 창간 30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김 편집주간은 “30주년을 기점으로 ‘로컬’을 넘어서 다양한 기획, 담론을 끌고 나갈 수 있는 잡지를 지향하려 한다”며 “부산시민, 독자들 또한 앞으로 꾸준한 관심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 편집주간은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고 부산에서 자랐다. 2007년 부산일보 평론으로 등단했으며, 경성대학교 창의인재대학교 교양학부 강사와 영화잡지 ‘크리틱b’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민경진 기자 nm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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