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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있는 일 하려 매달 헌혈…벌써 240회 됐네요”

명예의 전당 등재 ‘헌혈왕’ 이해걸 부산 연제구 주무관

  • 국제신문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20-10-11 20:43:00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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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 비결은 없고 매일 6㎞ 걸어
- 헌혈 전날 푹 자고 영양도 보충
- 만 69세까지 꾸준히 실천 다짐

“헌혈한 뒤 지혈이 안 돼 옷을 3벌이나 버린 적도 있다. 그래도 혈액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헌혈을 멈출 순 없다.”
   
부산 연제구 교통행정과 이해걸 주무관이 그동안 240번의 헌혈을 했다면서 손으로 횟수를 표현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지난 7일 부산 연제구청에서 만난 ‘헌혈왕 공무원’인 연제구 교통행정과 이해걸(50) 주무관은 헌혈에 관한 경험과 소신을 전했다. 이 주무관은 현재까지 240회 헌혈해 일찍이 대한적십자사 헌혈 명예의 전당(100회 이상)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부산지역 혈액 보유량이 급감하자, 이 주무관은 동료 공무원 2명과 함께 헌혈하는 작은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공동 헌혈을 시작으로, SNS 등을 통해 헌혈 필요성을 알려 공직 사회와 시민의 헌혈 동참을 유도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자 단체 헌혈이 줄어든 탓에 헌액 보유량이 급감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후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했다”며 “우연히 ‘상황을 바꾸는 3의 법칙’이라는 다큐멘터리 방송을 본 적이 있는데, 3명 이상이 하는 행동은 주변의 이목을 끌고 같이 동조하는 변화를 만들 수 있음을 실험 등으로 보여줬다. 이에 영감을 얻어 3명 이상을 모아 헌혈하는 작은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 주무관은 1991년 군 복무 시절 처음 헌혈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군부대에서 단체 헌혈을 자주 하다 보니 우연히 동참했다. 별다른 의미가 없었기에 헌혈이 이어지지는 않았다. 제대 후 대학 졸업과 함께 직장 생활을 시작한 그는 문득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인데 좀 의미 있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봉사활동을 시작하려 했지만, 막상 혼자 복지시설 등에 찾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때 생각난 게 헌혈이었다.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고 많은 사람의 건강과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어 의미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는 “그때부터 매달 헌혈했다. 100회 헌혈한 뒤 쉬기도 했지만, 2013년 공직 사회 입문을 계기로 또다시 매달 헌혈하고 있다. 공무원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주변의 본보기가 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헌혈을 이어가는 그의 특별한 건강 관리법은 없다. 다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집에서 직장까지 왕복 6㎞ 정도를 걷는다. 또 일반 헌혈자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헌혈하다 보니 헌혈한 뒤 다음 헌혈 일자를 점검한다. 헌혈 일자에 맞춰 스케줄과 더불어 건강을 관리한다. 헌혈하기 전날에는 충분히 자고 끼니도 거르지 않고 영양분을 보충한다. 특히 술 약속은 잡지 않는다. 그는 “내 몸에서 혈액이 빠져나가면 당장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하루이틀 지나면 회복한다. 다만 헌혈한 뒤 현기증 등이 찾아오지 않게 조심한다”면서 “가족이나 주변에서 걱정하긴 해도 나는 괜찮다”고 말했다.

헌혈을 꺼리거나 무서워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나도 아직 주삿바늘이 무섭다. 그래도 주삿바늘을 찌를 때 다른 곳을 쳐다보고 1초만 참으면 된다”면서 “헌혈에 쓰이는 바늘 등 기구는 모두 무균 처리되고 한번 사용하고 난 뒤 폐기 처분하니 위험은 전혀 없다. 사람은 전체 혈액량의 15% 정도를 비상시를 대비해 여유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헌혈 후 충분히 휴식하면 건강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주무관은 헌혈 정년인 만 69세까지 헌혈할 계획을 전했다. 그는 “처음부터 이렇게 오랫동안 헌혈할지 상상도 못 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계속 헌혈할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평소 남들에게 헌혈을 잘 권유하지는 않는다. 다만 코로나19로 많은 국민이 힘들어하는 가운데 헌혈에 동참해 코로나19를 같이 극복했으면 좋겠다. 우리 국민은 어려울수록 더 똘똘 뭉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다 같이 헌혈하자”며 말을 맺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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