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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치 경영 실천해야 ‘100년 기업’ 가능하다”

김재구 명지대 교수

  • 국제신문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20-09-06 19:59:26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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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천 전략’ 동료 교수들과 출간
- 주주 이익이 우선인 시대 저물어
- 딜레마 인정하고 조율로 혁신을

“미국 자본주의 첨병인 실리콘밸리의 탁월한 기업엔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기업 만의 ‘명료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것이죠. 이를테면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종업원에게 적합한 대우를, 지역주민에겐 공헌을 하겠다는 식입니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전문경영인을 키워내는 MBA에서 그렇게 가르치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반면 우리에겐 오랜 기간 성장성만 추구하고 급하게 달렸던 시간이 있죠. 우리 정부와 시민이 충분히 논의해 새로운 전범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고요.”

명지대 경영대학 김재구 교수가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사회가치 경영과 실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업혁신과 사회적 가치를 지속 연구해 온 명지대 경영대학 김재구(57) 교수는 “우리는 최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남을 위한 것이 곧 나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함께 성장하는 것이 내가 성장하는 길”이라며 “한국 사회도 이제 사회적가치 경영을 향해 크게 도약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최근 이를 위한 실천방안을 다룬 책 ‘포스트 코로나시대 사회가치경영의 실천 전략’도 동료 교수들과 함께 출간했다. 지난 2018년 사회가치경영 필요성을 역설한 책 ‘기업의 미래를 여는 사회가치경영’의 후속격이다.

왜 사회가치경영일까. 수익을 내는 것만으로도 바쁜 경쟁사회에서 기업과 사회의 관계까지 고민하고 살피는 건 비합리적인 선택이 아닐까. 김 교수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도, 장기적이고 큰 폭의 성장을 위해서도 사회가치경영은 필수”라고 짚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최근 한국의 포스코, 한전, 두산 등의 비중을 포트폴리오에서 축소했습니다. 화석연료 의존이 높다는 이유죠. 기업이 환경(E)과 사회(S)에 미치는 영향, 적절한 지배구조(G)를 고려해 투자를 하는 ‘ESG투자’는 이제 대세가 됐습니다.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외면하면 투자대상에서도 제외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지난해 미국 대표 기업들은 주주 이익에만 치중하지 않고 고객과 종업원, 지역사회와 환경 나아가 미래사회까지 생각하는 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앞으로 사랑받는 기업은 좋은 상품과 서비스 제공은 물론 사회로부터 부과된 책임을 원활하게 수행하는 곳이 될 겁니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물었다. 수익을 기대하는 주주들을 설득하는 것이 쉽겠느냐고 말이다. 김 교수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당위로 가면 안 된다. 딜레마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고 운을 뗐다. “돈을 많이 번다는 목적만 있다면 결정은 무척 쉽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의 순간엔 사회가치경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겁니다. 그때마다 어떤 선택이 가장 좋은지 판단하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최종적으로 최선의 이익과 결과를 낼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 가야겠지요. 보통 사회적 가치와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힘든 일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두 마리의 개가 끄는 썰매를 타는 것과 마찬가지란 말이 있어요. 딜레마를 인정하고 조율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아직은 사회가치경영의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선택을 유예하는 작은 기업들에도 인상적인 당부를 남겼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그 같은 선택과 경영을 해나가다 보면 습관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 축적되며 하나의 유전자로 생성된다는 설명이다. “대기업과 같은 큰 기업의 책임이 더 크겠지만, 중소기업도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더 바람직한 성장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창업자가 그런 생각을 갖고 빚어나가는 것이죠. 제도적으로 정착시켜 사고방식과 행동을 바꾸고, 이는 그 기업의 DNA로 정착할 것입니다. 그런 노력이 계속되면 혁신이 특히 힘든 한국 사회에도 진정한 변화가 시작되겠지요. 진정성 있는 사회가치경영이 우리의 갈 길이자 돌파구임을 확신합니다.”

김재구 교수는 부산 동인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마쳤다. 2002년부터 명지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스탠퍼드대학교 초빙연구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 등을 거쳤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사회적경제전문위원장, 소셜엔터프라이즈월드포럼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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