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유일 국제 특송업체 등록
- 美 시애틀 모델 벤치마킹 역설
- 물류 관심 높여 GDC 유치해야

지난달 20일 부산 용당세관이 해상 특송장 시대를 열면서 부산에서 유일하게 특송업체로 등록한 팬스타그룹이 주목받고 있다. 이 업체는 아직 부산에서 해상 특송이 관심을 끌지 못하던 때 이미 직원 10명을 둔 특송사업부를 조직해 인천세관 해상 특송장에서 연수까지 마쳤다. 부산 중구 팬스타크루즈프라자빌딩에서 팬스타그룹 국제특송사업을 총괄하는 김영관(56) 대표를 지난 20일 만나 특송사업에 뛰어든 배경과 앞으로의 발전 방안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김영관 팬스타그룹 북방사업단 대표가 지난 20일 해상특송 사업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김영관 대표는 “부산이 해상 특송장시대를 꽃피우기 위해서는 미국 시애틀 모델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애틀과 부산은 지형적으로 상당히 닮았지만, 시애틀이 세계적인 물류도시로 발전한 반면 부산은 여전히 제조업 중심 도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그는 “두 도시는 모두 바닷길(항만), 땅길(철도와 고속도로), 하늘길(공항·24시간 운영 아님)이 도심 가까이에 있는 물류도시지만, 그중 시애틀만이 아마존, 스타벅스, 코스트코, 마이크로소프트, 노드스톰(미국 소매체인) 등의 본사와 보잉 항공사 생산기지가 있는 물류도시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산은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등 여전히 제조업 중심도시로 남아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시애틀이 시간당 급여가 가장 높은 도시, 환경이 좋은 도시이자 살기 좋은 미국 도시 1위로 성장할 동안 부산은 인재를 수도권에 뺏기고 인천에 밀려 제2 도시 지위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물류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미국의 여러 우량 기업이 업종은 달라도 물류 편의성을 보고 시애틀에 본사를 둔 것처럼 부산에도 세계적인 기업의 본사 또는 국제물류센터(GDC)를 유치하려면 해상 특송장을 발전시켜 한국을 대표하는 물류도시로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부산에도 해상 특송장이 가동되면서 전자상거래 쇼핑몰의 GDC를 유치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며 “GDC를 유치하면 국내외 물류기업과 창고가 부산 울산 경남으로 이전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인재가 마음껏 일할 터전도 마련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팬스타그룹도 전자상거래에 최적화된 동북아 고속페리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항공보다 빠르고 가격도 싸 복합물류로 경쟁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김 대표는 “중국 산둥반도의 시다오(石島)~부산~일본 도쿄, 시다오~전북 군산~부산~일본 오사카를 잇는 노선이 마련돼 있어 인천을 통하지 않고도 복합 물류를 처리할 수 있다. 한국~일본~중국을 잇는 복합물류가 가능해 부산의 해상 특송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의 해상 특송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부울경이 ‘메가시티’를 함께 구축하려는 최근 움직임을 그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인천이 이미 연간 100만 건 이상의 특송화물을 처리하고, 지난해 6월 문을 연 평택의 물류 창구도 연간 100만 건 이상을 처리해 부산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부울경 3개 도시가 힘을 합쳐 전자상거래 물량 확보와 자동화 물류센터 건설에 나서 부울경이 우리나라 최고 물류도시로 성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부산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학 석사를 마쳤으며, 현재 대한민국 해양연맹 부총재, 부산경제진흥원 북방물류실무위원으로 활동하며, 팬스타그룹에서 북방사업단·국제특송사업 총괄대표, 수소친환경에너지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