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19로 부산관광 초토화
- 지자체 지원금은 근시안적 정책
- 사업자 위생 강화 마인드 길러야

“코로나19 상황에서 부산 관광을 위해서는 금전적인 지원보다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근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지난 3일 부산 남구 경성대에서 김학선 교수가 부산 관광산업에 관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지난 3일 부산 남구 경성대에서 만난 김학선(호텔관광외식경영학) 교수가 코로나19 탓에 위기에 빠진 부산 관광산업에 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자체가 코로나19로 지역 관광과 외식산업이 겪는 어려움을 지원금 등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근시안적인 정책이라 지적했다. 코로나19로 대중의 관심이 쏠린 위생이나 안전 문제와 관련해 사업자가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매뉴얼이나 프로그램의 지원이 더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돈으로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지자체가 사업자들에게 위생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매뉴얼을 제공하는 게 차라리 낫다”면서 “사업자들도 지원금만 쳐다보지 말고 위생적인 경영 마인드를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진정한 국제관광도시 부산으로 거듭나기 위해 호텔·외식업에 관한 조언도 보탰다. 호텔산업과 관련해서는 실제 현장에서 뛰는 직원들이 직접 피부로 국제관광도시임을 느낄 수 있도록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초 정부가 정하는 국제관광도시로 부산이 선정됐다. 그런데 그동안 지자체 중심의 국제행사만 보였다”면서 “실제로 현장에서 뛰는 호텔 직원들이 국제행사가 열리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지자체 중심에서 벗어나 호텔, 외식 등이 포괄적으로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식산업에서는 지자체가 공공배달앱을 도입하는 것을 추천했다. 그는 “외식산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배달앱의 수수료 문제다. 영세 상인들이 이를 감당하기 버거운 상태”라면서 “지역에서 영세 상인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공공배달앱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남구가 이번에 추진하는 공공배달앱에 관심도 많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대외협력처 부처장을 맡은 그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외국인유학생 유치에 공을 들인다. 학령인구 감소 탓에 지역 사립대의 위기감이 날로 커진다. 경성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7년부터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 영어만 쓰는 수업을 마련했다. 대부분의 학생이 외국인이고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채우기 위해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들어야 한다. 그는 “코로나19 탓에 해외로 직접 나가 학생을 유치하지 못했는데, 그래도 올해 250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해 현재 1300명 정도의 외국인 유학생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면서 “현지 면접을 보게 되면 모든 걸 짧은 시간 내 결정해야 하는데, 요즘은 코로나19 상황에 걸맞게 화상 면접을 보다 보니 한 번 더 만나보고 싶은 학생의 경우 추가 면접을 잡으면 돼 학생들을 볼 시간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외국인유학생과 부산 관광산업의 연결고리에 관해 묻자 일본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일본의 경우 완전 고용상태로 노동력이 없어서 외국인을 많이 고용하는 추세인데, 우리나라도 노동 인구가 감소하면 곧 그렇게 되지 않겠느냐”면서 “우리 학교는 네팔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학생이 많이 오는데 실제 이들이 지역 외식업계에서 일하면서 높은 충성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외국인유학생을 직접 가르치면서 느끼는 보람을 이야기했다. 그는 “외국인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이들과 어울리는 게 좋더라”면서 “게다가 외국인 학생을 가르치면 투입하는 열정의 10배, 100배의 성과가 나와 놀랄 때도 있다. 이들의 가능성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