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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기업 국책사업 참여 기술개발 길 터줘야”

부산부품소재협회장 더시스템 김성훈 대표

  • 국제신문
  •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  입력 : 2020-06-22 19:20:50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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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D 산업 대기업이 주도
- 정부 각종 지원책 中企 소외
- 납품 때 기술보안 안돼 걱정
- 연구개발 활성화 정치권 나서야

“조금만 눈을 돌려 보면 ‘부산에도 이런 기업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곳이 많습니다.”

더시스템 김성훈 대표(부산부품소재협회장)가 부산지역 연구·개발 (R&D) 산업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부산 강서구 자동차부품유통단지에 있는 자동차 전자제어·전자기기 전문 개발 회사 더시스템 김성훈 대표는 척박한 부산의 연구·개발(R&D) 분야에서 꾸준히 버텨왔다.

더시스템은 2000년 설립된 회사로 부품소재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자동차를 비롯해 각종 전자기기에 쓰이는 부품을 만들고 개발한다. 주문형 실험 장비와 PC기반 제어 기기, PID제어(모터 자동 제어 방식) 시스템과 데이터수집(DAQ) 등 많은 종류의 부품과 시스템이 이곳을 거쳐 탄생한다. 더시스템은 R&D 작업에도 꾸준히 인력과 비용을 투자해 자체 보유한 특허도 20건에 이른다. 지난해 평균 매출 45억 원을 달성했고 올해도 50% 성장이 예상된다.

김 대표는 “전담 R&D팀을 꾸리거나 연구소를 운영하는 대기업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소기업 중에서 저희만큼 R&D에 신경 쓰는 곳은 드물다. R&D 자체가 공익적인 측면도 있어 꾸준하게 투자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기술 개발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고등학교에서도 자동차 관련 기술을 배웠고 뒤늦게 대학에 진학해 전자학과에 입학했다. 당시 비상등을 켠 채로 방향 지시등을 켜면 해당 방향이 두 배로 빨리 깜빡이는 기술을 개발해 직접 대우자동차에 가서 설명회도 하고 기술 이전 관련 계약금도 받아냈다. 그는 “직접 카센터도 운영해봤고 자동차 경주대회도 나가볼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대학에서는 교수님을 좇아다니면서 함께 연구한 끝에 특허를 따내는 성과도 거뒀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부산에만 있는 단체인 부품소재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부품소재협회는 15년 전 부산테크노파크에서 만든 신기술 연합회로 시작했다. 연합회 내에서 부품·소재·기계 등 4개 분과로 나눠 부품소재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첫걸음을 뗐다. 이후 여러 기업의 가입과 탈퇴를 거쳐 현재 30개사가 뜻을 함께 한다. 표면처리·도금 등 뿌리산업 기업부터 각종 전기전자 장비를 생산·가공하는 지역 강소기업이 모였다. 김 대표는 “업체 대표 대부분이 분야별로 한 우물만 파면서 국가 인재급으로 성장한 기업인들이다. 앞으로 지역 대기업과 벤처기업협회 등과 함께 B2B 사업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국내 R&D 산업은 대규모 인력과 재원을 투입하는 대기업이 중심축을 맡고 있다. 지원정책이나 규제개혁 대상도 대기업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 김 대표는 지역 중소기업의 R&D 역량 강화를 위해서라도 대기업뿐 아니라 기술 기반 중소기업에도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대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작은 부품 하나를 납품하려면 수십 개에 이르는 항목에 세부 견적을 제출해야 한다. 견적 내용 중에 우리만의 기술력이 담긴 노력도 있는데 전혀 보안 유지가 안 된다. 소비자가 받는 최종 제품에는 자세한 내용을 다 밝히지 않는 만큼 납품 과정에서도 같은 논리가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부산의 R&D 산업 활성화를 위한 시와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했다. 최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이 나오는 가운데 부산도 이에 발 맞춰 수입부품 국산화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 대표 산업인 조선해양기자재나 자동차부품 분야에서 지역 기업이 국책사업 등으로 기술개발에 참여하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아직 발전이 늦다는 건 잠재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부산의 R&D 역량은 성장할 일만 남은 셈”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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