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쿨 원장 경력 임무에 도움
- 학교 운영 원칙과 정도 약속

- 네이처 인덱스 국내대학 8위
- 대학 선택 때 학교 역량 살펴주길

학생 수 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지역대학이 위기라는 말은 이미 오래 전 이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오히려 이럴 때 지역거점국립대로서 부산대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 지난달 12일 취임한 차정인(59) 부산대 신임 총장에게 취임 소감과 더불어 지역대학 위기 타파에 대해 물었다.

	지난 8일 부산대 차정인 신임총장이 지역대학 위기 해결을 위한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프리랜서

지난 8일 만난 차 총장은 ‘학내 구성원들에게 가장 큰 지지를 받은 지점이 어디 냐’는 질문에 “부산대 구성원이 학교 발전에 대한 열망이 높다. 제가 학교 운영을 원칙과 정도를 지켜 할 것 같고 대외 활동을 활발히 잘 할 것으로 기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총장 출마의 계기에 대해 묻자 “학교 발전에 대한 마음이 가장 컸다. 이와 함께 주변의 권유도 있었고 학교 운영을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심사 숙고의 시간을 거쳐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차 총장은 “부산대 로스쿨 원장을 역임하면서 얻은 경험이 총장 역할을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대학 총장과 원장, 학장 간의 바람직한 관계와 의견 조율, 설득의 과정 등이 좋은 준비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교수들이 저에 대해 공무를 수행할 때 원칙과 정도를 지키는 사람으로 보더라. 검사와 변호사 등 법조인 생활 17년을 거치며 쌓은 대외 활동의 성과를 대학 경영에 접목할 때 낼 수 있는 시너지도 기대하는 모습”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총장은 대학사회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지혜를 결집시켜 내기만 하면 훌륭한 행정을 펼칠 수 있다. 공정과 합리, 협력과 상호존중이라는 원칙으로 대학의 집단지성이 발현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총장은 “부산대의 슬로건은 ‘시대를 열어가는 담대한 지성’이다. 담대함은 지성과 진심에서 나온다. 유신체제를 무너뜨리는, 깨어있는 지성으로서의 시발점이 부산대 였다”며 “부산대가 총장 직선제를 지켜낼 때도 이(利)와 의(義) 대립에서 옳음을 위한 선택을 했다. 당시 정부는 직선제를 포기하면 대학에 지원금으로 보상하겠다고 했지만 부산대는 그런 재정적 이익 보다는 의를 택했다. 이런 선택 역시 담대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대학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무엇보다 우수한 지역인재의 유출부터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서울과 수도권의 대학으로 학생이 몰리는 현상을 일종의 유행병”이라며 “교수진의 우수성이나 취업결과 등 종합적으로 대학의 역량을 평가해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 총장은 “우수한 논문을 얼마나 많이 발표하고 인용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세계적인 공신력의 네이처 인덱스에서 최근 부산대가 국내 종합대학 중 8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대학평가에서도 국내 8위를 랭크하며 저력과 우수성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공약으로 제시했던 공공기관·공기업 지역인재 채용할당제 대폭 확대 추진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공공기관 채용할당제 적용 범위를 비수도권 전체로 확대하고 할당제 비율을 50% 정도로 올려야 한다. 그리고 사기업이 채용할당제를 시행하면 정부나 지자체가 여러 형태로 인센티브를 줘서 지역인재 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장 선거 과정에서 학생참여가 없었던 부분은 “이번 선거는 정말 정책만 놓고 치열하게 다투며 인신공격 없는 수준높은 선거였다. 이런 훌륭한 과정에 학생과 함께하지 못한 점은 참으로 아쉬웠다”며 “다음번에는 학부와 대학원 학생 전원이 투표에 참여하게 되기를 바란다. 학생은 교육을 받을 권리 주체이며 학내 주요 구성원이다. 교수회에서 학생투표 반영비율 상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차 총장은 “훗날 ‘임무에 충실했던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부산대가 부산시민의 자랑이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경남 마산출신으로 부산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창원지방검찰청,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등에서 검사를 거쳐 13년간 변호사로 생활하다 2006년 부산대 법대교수로 강단에 섰다. 지난달 12일 제21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