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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포크’ 예술과 일상의 공존 담고 싶었죠”

신나리 독립영화 감독

  • 국제신문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0-04-07 19:40:25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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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영화제 경쟁부문 본선진출
- 아르바이트와 작업 병행
- 1년에 1편씩 어렵게 완성
- 부산사람·이야기 작품 원동력

신나리(43) 감독은 4년 전 우연히 영화계에 입문했지만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어느새 부산 독립영화계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감독이 됐다. 2018년 첫 장편 ‘녹’으로 부산독립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던 신 감독은 올해 ‘달과 포크’로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단편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영화 ‘달과 포크’로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단편경쟁 부문에 진출한 신나리 감독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달과 포크’는 타피스트리(섬유 미술)에 20년 넘게 열정을 바친 박민경 작가의 일상을 비추는 다큐멘터리로, 예술과 생활이 공존하는 지점을 찾으려는 신 감독의 주제 의식이 돋보인다. 사실 이 작품은 신 감독이 ‘예술계 선배’ 박 작가에게 던지는 물음에서 시작했다.

“하고 싶어서 시작한 영화다 보니 1년에 1편씩 완성했어요. 하지만 수입이 전혀 없어 아르바이트도 해야 했습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작업하다 보니 어느 순간 ‘이걸 앞으로 어떻게 계속 해나가나’ 싶었죠. 사실 좀 욕심을 부렸던 것 같아요. 20년 동안 예술 작업을 이어온 이를 처음 만나니 ‘저게 어떻게 가능하지’라는 질문을 하게 됐어요. 질문이 끝나니 연출로서 예술과 일상이 함께 하는 모습을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달과 포크’는 제목부터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예술과 일상이 양립할 수 있는가에 대해 다룬 윌리엄 서머셋의 소설 ‘달과 6펜스’에서 제목을 따왔다. 신 감독은 “예술과 생활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누군가의 하루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는 것을 보고 ‘스토리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예술과 생활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인 삶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작업과 병행한 데다 기한을 정해놓지 않고 시작해 ‘달과 포크’는 완성까지 무려 3년이 걸렸다. 대신 감독 스스로도 만족할 만한 작품이 탄생했고 전주국제영화제의 눈에도 띄었다.

신 감독은 “촬영 대상과 친밀감을 쌓은 뒤 원하는 모습을 모두 포착하려다 보니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어느 순간 ‘다 찍었다’는 느낌이 들었고 편집도 빠르게 끝났다. 본선 진출 소식을 들었을 때 재촉 한 번 없이 기다려준 박 작가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 너무 기뻤다”며 미소지었다. 이어 “사운드 작업이 중요한 작품이었는데 ‘후반작업 멘토링 사업’을 통해 작업을 지원해준 부산아시아영화학교에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2015년 단편 극영화 ‘그 자리’로 데뷔했다. 이후 부산 금정구 서동 장의사의 이야기를 묵직하게 담아낸 ‘천국 장의사’, 기장 일광의 강제동원 역사를 그린 ‘붉은 곡’과 ‘녹’ 등 주로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다.

작품의 공통점은 부산에 사는 사람, 부산과 얽힌 이야기를 많이 담았다는 점이다. 신 감독은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내가 사랑하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영화를 찍기 위해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몰랐던 이야기가 있으면 관심을 갖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스며들어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들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현재는 두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뼈’를 준비 중이다. 신 감독은 “일본 아키타의 한 갱도에서 일본인 11명, 한국인 11명이 생매장당한 일이 있었다. 국가를 떠나 권력이 약자에게 행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했다. 현재 열심히 작업 중인데 올해 안에 선보이겠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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