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기반 스마트 시스템 구축
- 납품물류비 30% 절감 기대

- LNG선박관련 훈풍 기대
- 조선소 사장단 간담회 계획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스마트 물류 플랫폼 기반 복합물류 지원센터를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최금식 이사장이 최근 강서구 미음동의 조합 회관에서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한 각오를 말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최금식(68) 신임 이사장은 지난달 17일 정기총회를 통해 선출됐다. 그는 2008년 조합 이사로 시작해 오랜 기간 인연을 맺은 끝에 이사장까지 맡았다.

5일 만난 최 이사장은 “몇 년째 조선 업계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이사장직을 맡아 부담이 크다. 그만큼 조선소와 기자재 생산 협력사 간의 가교 구실을 잘해 위기를 기회로 승화하는 데 작은 밑받침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선기자재조합은 지역 333개 회원사가 가입했고 자체 직원도 41명에 이른다. 사업비는 국내 조합 중 손꼽힐 정도로 많은 22억 원으로 부지(2만9420㎡) 건물(1만1980㎡)도 소유한 건실한 조합으로 평가받는다.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을 지원해 해외 박람회, 콘퍼런스, 세미나 등을 지원하는 사업도 펼친다.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한 ‘제작금융 특별보증지원제도’를 전국 최초로 도입해 업체별 계약서를 담보로 자재 구매비를 지원하는 정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사장직을 맡은 그의 첫 목표는 제2 물류 지원센터 건립사업이다. 현재 조합에서 운영 중인 공동물류센터는 다른 조합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을 정도로 모범사례로 평가받는다. 850개사가 참여해 하루 45대의 차량이 다양한 조선 기자재를 나른다. 보관료가 다른 창고보다 절반 수준으로 저렴하고 운송비도 시중 가격의 7% 정도 싸다. 조합은 이를 확대해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업계 전반의 원가절감에 도움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신항 컨테이너 배후단지 내 1만 평의 부지에 2025년까지 총 33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업계 납품물류비의 약 30%(연간 12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한다. 최 이사장은 “조선소별 일괄 공동 납품 운송을 통해 물류비를 절감해야 경쟁력을 기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부와 조선소 등 다양한 주체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합 이사장이자 업계 대표 기업 수장으로서 올해는 경기가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내비친다. 올해부터 강화된 국제해사기구(IMO) 규제로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생산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최 이사장은 “미·중 무역 분쟁이나 코로나19 등의 변수로 불황의 터널이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선박 발주는 예정대로 나올 테고 중국의 업계 경쟁력을 우리가 넘어서며 많은 수리 물량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이 이끄는 선보공업㈜의 행보도 눈에 띈다. 1996년 대표이사에 취임해 선박용 탱크, 엔진 룸, 배관 모듈뿐 아니라 선박평형수처리장치와 친환경 기자재 등 다양한 선박 기자재 생산을 지휘한다. 그는 “현재 중점적으로 생산하는 패키지 유닛(압축기·응축기·냉각 코일·필터 등을 기계실 바닥에 함께 설치하는 형식)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 동력인 LNG 선박 기자재와 가스 분야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업체가 부산·울산·경남에 모여있어 가지는 이점도 크다. 조합은 가까운 거리를 활용해 추후 조선소 사장단과 기자재 업계 간 정기적인 간담회 개최 등 소통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 이사장의 취임 행사에도 현대중공업 한영석 사장을 초청해 특강을 진행하기도 했다. 최 이사장은 “최근 수주절벽 사태와 물량 부족, 수익성 악화 등으로 조선소와 기자재 업계 모두 힘들 수밖에 없었던 과거에서 탈피해 나가고자 한다. 서로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동반자라는 인식으로 발맞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